매거진 사진 일기

과거

by 경계선



강인한 굵은 나뭇가지보다 열망으로 가득하고

창창한 푸른 잎사귀보다도 싱싱한 기운으로

이제는 살아있는지 알 길도 없는

담쟁이가 남긴 벽면의 발자국은

지나온 모든 시간을 감내하듯 그대로 새겨져 있다.


이 자리가 내 마지노 선이라 외치며.

이 자리가 내 무덤이라 외치며.

현재 위에 친 과거의 바리케이드는 이렇게도 처절하다.

어느 것 하나 남아 있지 않아도 내 마음이 원래 머무르던 곳에

울울창창 모든 자연을 버리고

홀로 콘크리트에 붙어 그 자체로 단단한 벽이 되어 버렸다.




* 장소 : 경북 경주 양동마을.
* 사진, 글 : 나빌레라(navill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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