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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짓는 베짱이 Feb 11. 2023

걷다 보면,

매일 걷고 싶다


걷다 보면 매일의 공기가 다르고

어제와 또 다른 바람이 불어온다


한밤중에 혼자 걷던 어제는,

어둠이 삼켜버린 세상 사이로

가로등 불빛이 그려놓은 좁다란 길 위에 

덩그러니 나 혼자 외떨어진 

사색의 걸음

고독의 걸음


아내랑 둘이 걷는 오늘은,

어둠이 물들이다 남은 반쪽 세상이

반쪽과 함께 걷노라

어제보다 더 넓은 길을 터준

정겨운 걸음

지탱의 걸음


걷다 보면 매일의 풍경이 다르고

어제와 또 다른 배경으로 눕는다


돌아오는 골목어귀 분식점에서

돌솥비빔밥의 꼬소한 내음과

라면, 김밥의 찰떡궁합이

걷기로 시장해진 우리를 붙잡고

나와 아내는 못 이긴 척

구석 테이블로 자리를 정한다


혼자 걷다 보면, 

둘이 걷다 보면,

매일 매일은 

똑같은 듯 똑같지 않음으로

익숙하다

설렌다

그래서 또, 걷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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