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글에명시된 보톡스는 앨러간 브랜드가 아닌, 보툴리눔 톡신의 일반 명사 의미로 쓰였습니다.
한국 여성들이 가장 선호하는 '사각턱 보톡스'
20대는 사각턱, 30대는 미간주름, 40대 이상은 풀페이스. 미용 병원을 방문해서 "보톡스 맞으려는데, 전 어딜 맞으면 좋을까요?"라고 물어보면 듣게 될 답변이다. 연령별로 추구하는 미(美)의 목표가 다르니, 나이마다 선호하는 보톡스 시술도 다르다. 하지만, 대한민국 여성이라면 당연히 '갸름하고 날씬한 턱 선'을 갖고 싶은 법. 그래서, 언제나 부동의 1위는 '사각턱 보톡스'다.
Ref. 2019년 대한레이저피부모발학회 / 소비자 보톡스 시술 현황 설문 통계 자료
사각턱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딱 3가지다. 다이어트, 양악 수술 그리고 보톡스. 다이어트는 숙명이자 시련이고, 수술은 좀 무섭다. 남은 선택은 보톡스. 그래서 '사각턱 보톡스'는 항상 선호도 1위 시술이다.
Ref. Archives of Plastic Surgery 2017 / 한국인이 생각하는 가장 아름다운 여성 얼굴. 자연스러운 V라인 얼굴형이다.
'사각턱 보톡스' 정보, 어디서 구하나요?
이렇듯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한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보톡스 시술 부위는 사각턱이다. 개인적으로 주변 지인이 물어보면 가장 추천하는 시술이기도 하다. 최근 시술가가 많이 내려가면서, 시간과 비용 투자 대비 가장 만족스러운 결과를 피드백받기 때문이다. (만약 효과가 없다면.. 혹시 요즘 야식이나 간식을 많이 먹은 건 아닌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사각턱 보톡스'에 관심을 갖게 된 소비자들은 어디서 정보를 구할 수 있을까? 인터넷에 '사각턱 보톡스'를 검색해보자. 2022년 6월 24일 기준, 구글에 약 387,000개 자료가 검색된다. 시술 전후 사진과 시술 후기, 병원 정보 등 종류와 채널도 다양하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그 어디에도 보톡스 제조 회사에서 제공하는 정보는 없다.
보톡스는 전문의약품이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에게 홍보하지 못한다.
Ref. 2019년 한국제약바이오협회 / 전문의약품은 의사의 처방에 의해서만 사용되기에, 일반 소비자에게는 홍보하지 못한다.
보톡스 제조사는 당사 제품으로 임상시험을 시행하여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하고, 임상 자료를 토대로 식약처로부터 특정 시술 부위에 대한 사용 허가를 받는다. 식약처로부터 허가받은 시술 부위를 적응증(치료 효과가 기대되는 증상)이라고 하는데, 오직 허가받은 적응증에 대해서만 '전문 의료인'에게 홍보할 수 있다. 하지만 2022년 6월 24일 기준, 전 세계 어떤 보톡스 제품도 사각턱에 대한 시술 적응증은 없다. 즉, '사각턱 보톡스'에 대한 국가 공인 임상 정보는 어디에도 없다.
그렇다면 구글의 387,000개 정보는 모두 불법인가? 그건 아니다. 대부분 합법이다. 왜냐하면, 전문 의료인의 의학적 판단에 의해 처방된 '오프라벨(Off-label)' 시술이기 때문이다.
온라벨(On-label)과 오프라벨(Off-label)
쉽게 말해서, 적법한 임상시험을 거쳐서 식약처의 정식 승인을 받은 시술은 '온라벨'이고, 식약처의 승인은 없지만 전문 의료인의 의학적 판단으로 처방/시술하는 것은 '오프라벨'이다. 비록 임상 증빙 자료는 부족하더라도, 의료인의 합리적 처방 하에 적시적소 사용된다면, 오프라벨 시술은 매우 효과적이다. 그렇기에, 구글에 검색되는 수십만 건의 자료는 대부분 합법이고 의미 있는 정보들이다.
다만, 의미 있는 오프라벨 정보는 전문 의료인(의사)만이 제공할 수 있다. 회사(제조사)는 의료인이 아니기에, 수백수천의 자료가 축적되어도 일반인에게 공개할 수 없다. 내 제품의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싶어도, 그 마음은 소비자에게까지 닿을 수 없다. 의사에겐 합법, 회사에겐 불법이다.
소비자를 위한 정보는 무엇일까?
2020년 유명 보톡스 브랜드의 허가취소, 필러 시술에 대한 의사들의 유튜브 방송 경쟁이 심화되면서, 올바른 미용성형 정보에 대한 소비자의 니즈(Needs)가 높아졌다. 병원 상담에서 의사가 말해주는 정보 외에도, 스스로 보톡스 시술이나 브랜드를 인터넷에 검색하고, 주변 지인들의 경험담을 물어본다. 글로벌 최정상 미용성형 선진국답게, 우리 역시 똑똑하고 합리적인 소비자로 성장 중이다.
소비자가 많이 공부하고 알아갈수록, 마케터도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면서 함께 성장한다. 보톡스 마케터로서, 나 역시 내 제품이 어느 부위에 많이 사용되고, 의사와 소비자의 피드백은 어떠하며, 현재 그리고 앞으로는 어떤 트렌드로 나타날지 함께 이야기하고 싶다. 하지만 아주 조심스럽게, 마케팅보다는 공익 캠페인의 형태로 소비자를 만난다. 사각턱, 종아리, 스킨 보톡스 등 2050 여성들이 선호하는 보톡스 시술은 대부분 오프라벨이기 때문이다.
2022년 6월 24일, 구글에 '보톡스'로 검색한 5,520,000개의 자료에는 시장 트렌드에 대한 뉴스나 보고서도 포함된다. 마케터임에도 불구하고, 상업적 홍보는 잠시 내려두고 대신 소비자와의 소통을 선택한 여러 업계 동료들의 작품이다. 자의던 타의던, 우리의 소통 노력이 쌓일수록, 시장은 더욱 커지고 소비자도 함께 성장한다.
나도 열심히 한몫 보탠다. 오늘의 소통이 나와 소비자를 성장시키고, 나중에 더 큰 성과로 돌아오리라 믿으면서. 오늘도 나는 열심히 자료를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