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가자
어디든 가야 할 것만 같아
넌 금방이라도 울 것 같아
괜찮아
우리 가자
걱정은 잠시 내려놓고
대신 가볍게 짐을 챙기자
실컷 웃고 다시 돌아오자
거기서는 우리 아무 생각말자
너랑 있을게 이렇게
손 내밀면 내가 잡을게
있을까, 두려울 게
어디를 간다 해도
우린 서로를 꼭 붙잡고 있으니
너라서 나는 충분해
나를 봐 눈 맞춰줄래
너의 얼굴 위에 빛이 스며들 때까지
가보자 지금 나랑
-선우정아 '도망가자'-
선우정아 님의 대표곡인 도망가자. 도망가자라는 말로 시작하는 이 노래는 마음이 힘들어 봤다면 한 번쯤 들어봤을 노래다. 삶이 힘들 때 도망가자고 해주는 이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항상 나와 있어 주겠다며 나라서 충분하다고 말해주는 이가 있다면 도망가고 싶은 삶을 살고 있다고 해도 조금은 힘이 날 것 같다. 나 역시 그랬다. 생각해 보면 나의 상태를 알고도 과한 위로 없이 그저 손을 잡아주던 많은 이들이 있었다. 평소와 다름없이 나를 대해주었지만 세심하게 나를 살펴봐주던 이들이 있었다.
약만 먹으면 해결이 될 것 같아 모아두었던 약을 털어 넣고 며칠을 약에 취해 있었을 때, 내가 연락이 없다며 이상하게 여겼던 친구, 내가 회사에 왔는지 확인해 주던 친구, 우리 집 비번을 수소문해 알아내어 우리 집으로 와준 친구까지 나는 혼자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혼자가 아니었음을 나를 걱정하는 이가 많이 있었음을 알 수 있는 날이었다. 그리고 모두 나에게 어쭙잖은 위로 따위는 하지 않았다. 단지 즐거운 일이 있으면 나를 불러내주었고, 내가 필요하다 하면 함께해 주었다. 나와 함께 도망쳐주는 많은 친구들이 있었기에 지금 내가 이곳에 있다.
이제는 내가 도망치고 싶은 사람들에게 함께 도망쳐주는 사람이 되려고 한다. 누군가의 도움으로 내가 있으니 나도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 주고 싶다. 노래 끝부분에 '돌아오자. 씩씩하게'라고 말한다. 도망가서 영영 숨는 것이 아니라 다시 돌아와 함께 하자고 한다. 다시 돌아와 지내고 있는 나는 지금 잘하고 있는 걸까? 내가 잘 지내고 있는 게 맞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버텨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