댕댕 - 크르르

by 나나

등 돌리고 기대앉는 건 정말로 좋아하는 거라네요
아침에 일어날 땐 꼭 날 바라보며 기지개를 켜요
좌우로 흔들리는 꼬리는 숨기질 못하네
갸우뚱 그 표정은 심장에 위험해
어느새 네 매력에 헤어나지 못하게 돼요
한참 뒹굴 거리다 너와 눈이 맞으면
발을 맞춰 one two three 다시 one more step
여기저기 흩어져 like 보물찾기 가끔씩은 날 두고 앞서가는 너
리듬에 맞춰서
우린 마치 1+1 특별 package 내 곁에만 붙어있는 껌딱지
말보다는 눈빛에 담긴 너의 맘
돌아, 손, 브이 모르는 게 없지
파란 하늘과 흰 구름 아래
원을 그려 하루 종일 술래
숨이 가쁠 땐 잠깐 앉아 쉴래
아직 멀었어 지금부터 다시 시작
파란 하늘과 흰 구름 아래 하루 종일 너만 쳐다볼래
귀여워 매일 새롭고 짜릿해 너만 보면 접기


-크르르 '댕댕'-


이번 달 만 11살이 된 나의 반려견 댕댕이. 2013년 11월 13일생. 2017년 1월 22일 데리고 와서 지금까지 함께 살고 있다. 나의 가장 소중한 존재인데 오늘 아침도 잔뜩 화를 내고 나왔다. 나는 아직도 부족한 누나다.


댕댕이는 내가 움직이거나 뒤척이면 싫어하다 못해 물려고 하기 때문에 서로의 편안한 취침을 위해서 분리수면을 한다. 나의 방문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안전문을 설치해 두었다. 밤에 잘 자 인사를 하고 내가 방에 들어가 누우면 문 밖에서 한번 쓱 보고는 댕댕이도 자러 간다. 그리고 아침까지 서로 푹 잘 자고 일어나기도 하고 댕댕이가 먼저 일어나 깨울 때도 있다. 그런데 오늘은 후자였다. 그런데 너무너무 일찍부터 깨우는 거다. 나는 8시에 일어나고 싶은데 6시부터 깨우기 시작했다. 최근 안전문이 좀 헐거워져서 몇 번 치면 문이 열렸다. 그래서 그런지 끊임없이 문 열기를 시도하며 뛰면서 짖었다. 안 그래도 요즘 밤에 잠을 잘 못 자서 잠자는 시간이 너무 소중한 나인데 일어나야 할 시간보다 훨씬 빠른 시간부터 깨워대니 너무 화가 나서 그만하라고 소리를 질렀다. 우리의 댕댕이는 누나가 화가 나도 하고 싶은 것은 해야 하는 강아지므로 개의치 않아 했다. 문을 열어주고 조용히 조금 더 잘 것인가. 그러다가 저렇게 뛰고 짖으면 문을 열어 준다는 것을 학습하면 어쩌지? 문을 열어 주지 않고 이 시끄러움을 견디며 잘 것인가? 나의 선택은 후자였다. 한번 열어주면 계속해달라고 할 것이다. 내가 나가서 소파에서 잠을 이어나가면 되는 방법도 있었다. 하지만 거실은 너무 추웠다. 나는 이기적인 누나다. 계속 깨운 댕댕이에게 화가 나서 아침에 이뻐해주지도 않고 나왔다. 하루 종일 마음에 걸린다. 댕댕이는 그냥 누나랑 같이 자고 싶었을 뿐인데. 나랑 같이 있고 싶었을 뿐이었을 텐데 아침에 일어나서 이뻐해주지도 않았다니. 나는 못된 누나다. 어서 집에 가서 아침에 이뻐해주지 못한 만큼 이뻐해주고 싶다. 아마 댕댕이는 아침 일은 잊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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