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일주일 생각기록
방학을 맞아 예비고1인 첫찌는 자기주도학습을 위한 유료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본인의 하루 스케줄을 짜고, 스스로 공부계획을 세우며 멘토선생님과 줌으로 피드백을 받는 시스템이다.
이 프로그램을 하느냐, 현재 다니고 있는 수학학원의 윈터특강을 수강신청하느냐에 아이와 많은 고민을 했다.
수학학원의 윈터특강은 월, 수, 금요일에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집중적으로 수학공부를 하는 프로그램이었고, 자기주도학습 프로그램은 집에서 본인이 스스로 공부를 해야 하는 프로그램이니 성격이 많이 달랐다.
나와 아이의 선택은 자기주도학습 프로그램!
나는 아이가 학원에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공부계획을 세우고 제대로 실천해 보는 경험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였고, 첫찌는 수학학원에 하루 종일 있는 게 부담된다는 이유로…;;
이 프로그램에는 엄마의 숙제도 하나 있다.
그건 바로, 아이와 교환일기 쓰기.
첨엔 ‘아…. 귀찮아… 굳이 해야 해?’라는 생각에 초반엔 그냥 억지로 쓰고 밴드에 인증사진도 올렸다.
교환일기의 내용은 아이는 하루의 성취에 대하여, 부모는 아이에게 칭찬하고 싶은 일을 적는 것이다. 솔직히, 칭찬거리가 생각나지 않는 날이 더 많다. 그래서 억지로 짜내어 썼던 것이 존재 자체만으로도 고맙다는 내용이었다. 근데 현재 2주째, 계속 이런 내용으로 적다 보니 놀라운 효과를 경험했다.
그건 바로, 첫찌에 대한 나의 마음이 많이 안정되며 존재만으로도 참 감사하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아이가 공부를 잘 하고 못 하고, 스스로 공부를 잘 수행하는지 안 하는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것, 아이가 지금 내 곁에 건강하게 잘 살아가고 있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나에겐 축복이라는 생각으로 가득찼다.
물론, 실망감과 짜증은 매일 올라오긴 한다. 그래도 그 마음을 겉으로 표현하는 빈도수가 많이 줄었다는 점이 중요하다.
그리고 이 교환일기는 현재 나만 작성하고 있다.ㅎㅎ 아이는 첫날만 작성하고 담날부터는 자꾸 까먹어서 못 쓰고, 나만 꾸준히 쓰고 있다. 선생님이 아이에게 억지로 강요하지 말라고, 부모가 꾸준히 쓰다 보면 아이도 쓰게 될 날이 올 거라고 말씀해 주셔서 편한 마음으로 혼자 묵묵히 쓰고 있는 중이다.
근데, 앞으로도 쭈욱 혼자 써도 될 것 같다. 마치, 육아일기처럼^^
두찌하고는 소통을 많이 하는 반면, 첫찌와는 사춘기에 남자아이라 그런지 더욱 소통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서 마음이 불편했는데, 이 기회로 첫찌와 좀 더 친밀한 관계로 회복될 것 같은 좋은 예감이 든다.
요즘 나는 가까운 미래, 즉 조금 후에 해야 할 일들을 미리 머릿속에 가득 채워두고 계속 생각하며 현재의 일을 하다 보니 행복감이 떨어짐을 많이 느끼는 날들이 지속되었더랬다.
그렇지만, 나는 알고는 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것을….. 이런 불쾌한 기분의 원인을 찾고 개선해 나가는 노력을 하다 보면 분명 배움이 있고 한 뼘 더 성장해 있을 것을 나는 경험을 통해서 알고 있지. 그래서 크게 걱정은 하지 않았다. 역시나 지금은 생각이 많이 정리되고 개선이 되어 안정을 다시 되찾았다.
물론, 여전히 나는 하루 안에 해 나가야 할 목록들로 머릿속이 계속 바쁘게 활동 중이긴 하지만, 그 안에서 여유도 함께 자리 잡았기에 평온하다.
이렇게 될 수 있었던 비법은, 나의 이런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괜찮아. 조금은 느슨해져도 좋아. 이 혼란도 반복하다 보면 체계적인 루틴으로 완성될 거야.‘
라고 생각하며 의식적으로 지금 현재 하고 있는 일에 감사함을 느끼기만 하면 된다.
혹여, 계획된 일에 변동이 생겨도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거야.’라고 생각하며 올라오는 부담감을 다시 잠재운다.
하루에도 몇 번씩 이런 훈련?을 지속한다. 그냥, 이렇게 평생 사는 거지 뭐.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매일 새로운 일이 생기고, 계획이 변동되는 것이 당연한 인생이지!
다시 말하지만, 일상에서 계속 감사할 거리를 찾는 것.
요즘은 성당에 가서 따로 내가 원하는 것을 기도하지 않는다.
그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지금 이대로 행복할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라고만 기도한다. 정말 바라는 게 없고, 그저 지금 이대로가 감사할 따름이다.
가끔 아이들에게 남편에게 짜증 낼 때도 있지만, 그래도 금방 마음을 좋은 방향으로 바꾸려고 노력하고, 실제로 금방 좋아진다.
이게 감사함의 위대한 힘이다.
글쓰기도 병행하니 감사함의 힘이 더 극대화되는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주말, 토요일.
첫찌는 국어학원 다녀와서 점심 먹으며 게임삼매경, 두찌는 옆 동 친구네 생파에 갔더랬다.
나는 주방식탁에서 폰으로 피아노곡을 플레이하고, 고요한 분위기에서 글쓰기를 했다.
꽤 오랜 기간 같은 식단임에도 전혀 질리지 않는 점심식사와 커피, 그리고 후식까지 든든하게 먹고 글을 썼다.
이 시간이 더 행복했던 이유는 바로,
첫찌의 아이패드가 내 것이 되었기 때문!^^
며칠 전, 중학교 졸업기념 선물로 첫찌에게 최신 아이패드를 사 주었기에 아이의 중학교 입학선물이었던 기존 아이패드는 나에게로 넘어왔다.
야호!!!!
그래서 나는 아이패드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무선키보드랑 무선마우스도 블루투스로 연결해서 사용하니….. 너무 좋네.
매번 무거운 노트북 펼쳐놓고, 오래되어 배터리도 금방 닳아서 자주 충전도 해 주어야 했었는데, 가볍고, 배터리성능 아직 쌩쌩한 아이패드를 쓰니 아주 좋은 거!
이제 새 거에 별로 흥미를 느끼지 않게 된 나는 중고 아이패드만으로 행복감을 찐하게 느낀다.
일상의 이러한 소소한 변화들이 참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