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정심 유지에 실패한 날

by 음미소

알바로 새벽 5시 기상을 하다 보니 저녁 9시 정도가 되면 에너지가 방전되는 느낌과 함께 기분이 다운된다.

그래서 나는 매우 예민해진 사람으로 변신한다.

좋게 생각하면, 이 시간 덕분에 나는 매일 마음의 평정을 찾으려 애쓰고 실패를 거듭하며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이번 주는 평정에 실패한 날이 있었다.

아이들에게, 남편에게 자꾸 짜증 내는 나를 알아차리긴 했는데, 멈추기가 힘들었던 날.

유독 불편한 마음이 든 이유를 생각해 보았다. 아무래도 저녁식사 시간에 있었던 일 때문이었던 것 같다.

오트밀빵을 굽고, 바로 저녁식사 준비를 했다. 저녁메뉴는 루꼴라토마토스파게티랑 갓 구운 오트밀빵.

정성 들여 잘 차려내고 가족들에게 식사합시다! 외쳤고, 아이들은 차려놓은 음식을 보고 실망스러운 표정이었고, 남편은 샐러드만 챙겨서 거실테이블로 가져갔다. 메인메뉴는 남겨둔 채……새송이버섯도 에프에 구워서 스파게티 위에 올려주었는데, 역시나 아이들은 먹기 싫어했다. 첫찌는 오트밀빵을 나에게 넘겨주기까지….ㅠㅜ

남편은 샐러드만 먹겠다고…. 열심히 차려냈는데 이런 식이면 나는 실망감에 급 기분이 안 좋아진다.

식사를 정성스럽게 차려내는 일은 나의 임무이고, 차려진 음식을 맛있게 먹건, 어떤 이유로 먹지 않건 그건 가족의 선택인데, 실망스러운 건 어쩔 수가 없나 보다.


따지고 보면 아이들은 건강식보다 자극적인 음식이 더 맛있는 것이 당연하고, 그나마 엄마가 차려준 건강식을 먹어주며 조금씩 건강한 입맛에 적응되어가고 있음에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하는 게 맞는데….

그리고 남편은 내가 저녁준비할 동안 거실에서 자고 있었고, 그래서 본인 건 차리지 말아 달라고 미리 말을 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못 먹은 음식은 다음 날 저녁에 먹으면 될 일.

다만, 스파게티라 담날 먹기엔 조금 곤란한 메뉴. 그래도 다행인 건, 남편이 까다롭지 않아서 그냥 먹어줄 것을 알기에 다행이다.ㅎㅎ

냉파스타처럼 먹으면 되는 거지 모. 못 먹겠다고 하면? 내가 먹는 거고~ 소분해서 냉동보관해 두고 꺼내먹어도 되고~


그래….

그러면 되는 별 일 아닌 일인데, 괜히 가족들에게 불편한 말들을 쏟아냈다.

반성하고, 다시 친절모드 장착하기!^^

나는 나의 역할인 가족의 건강을 위해 건강식을 차려내는 일만 묵묵히 하면 되는 거다.

그 음식을 대하는 가족의 모습은 그들의 몫! 덤덤하게 받아들이기!




한 주간의 내 삶 기록.


직접 구운 오트밀빵 반조각 베어 먹으며 야외독서하기! 추워도 놓칠 수 없는 힐링시간^^

내 사랑 acr원두 구입하러 왔다가 적립금으로 아메리카노 마시며 행복한 시간 보내기.




우리 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곳인, 주방식탁자리. 첫찌 졸업축하꽃다발까지 놓아두니 더 예쁜 나의 공간^^

이곳에서 혼자만의 첫 식사를 하고, 후식으로 드립커피에 각종견과류, 직접 만든 코코넛칩을 먹으며 나만의 시간을 갖는다.

(이 날은 아메리카노에 우유를 조금 넣어 마시고 싶어서 그렇게 했는데, 그냥 아메리카노로 마시기로~^^





일주일간의 집밥!

한 주간도 잘 차려냈다.

아이들 방학이라 하루 세 끼 주방 풀 가동! (점심은 간간히 아이들이 알아서 라면도 끓여 먹는 날도 있었다.)

아침은 학교 다닐 때와 같은 메뉴로 미리 차려놓기를 여전히 실행 중인지만, 역시 방학의 특권인 늦잠으로 점점 기상시간이 늦어지고 있는 아이들.

10시 넘어 일어나 그제서야 아침을 먹는다.

아이들 방학은 당연히 나의 루틴에도 변화가 생긴다. 이런 일상의 변화는 당연하게 받아들이기.

나름 이런 변화가 재미있기도 하다. 예를 들어 집안일이 다 끝난 후에 하는 운동을 집안일 중간으로 배치하는 등….아이들 기상시간 맞춰서 나의 오전루틴변경도 즐겁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되어 감사하다.


며칠 전부터 엔초비파스타와 명란파스타가 먹고 싶었는데, 식재료 구입을 자꾸 망설였다. 가족들 입맛에 안 맞아 나만 먹게 될까봐…ㅠㅜ

나 혼자 먹고 싶은 메뉴를 위해 식재료를 구입하는 건 항상 망설이게 된다. 가족들 식사 차리기에도 많은 에너지가 들어가는 일이라 나만을 위한 메뉴를 따로 만들고 싶은 마음은 아직 생기지가 않네.

하지만 결국, 오늘 쿠팡으로 주문했다. 혹시 몰라~가족들도 엄지척! 할 수 있는 메뉴가 될 수도^^

식재료 다양하게 요리해서 가족에게 대접하는 일도 꽤나 가치있는 일이다. 맛 없다고 퇴짜 맞고 또 기분 다운된다 해도 이번 주의 성찰을 되새기며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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