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화요일 10시에 도자공예 수업을 받으러 간다.
집 앞에 탄천길에 자전거도로가 잘 되어 있어서 공유자전거를 타고 공방에 간다.
푹푹 찌는 한여름에도, 비가 쏟아지는 날에도 우의를 입고 공유자전거 열심히 타고 갔다.
도자수업 배운 지 4개월 째, 2시간 반 가량의 도자수업은 솔직히 지루하다. 같은 작업만 반복반복...근데, 집중하지 않거나 조급해지면 흙반죽이 어김없이 잘못된다. 그야말로 수행과 명상의 시간이다. 지루하고 반복되는 실수의 경험이 축적되면 한 계단씩 성장하며 분명 재미있어질 날이 오겠지. 내가 만든 그릇에 음식을 담아 먹고 싶은 마음 하나로 수업을 등록했지만, 막상 갈 시간이 되면 은근 귀찮다는 생각이 들곤 하는데, 그래도 이겨내고 힘차게 출발한다.
이 수업을 굳이 꿋꿋이 출석하는 큰 이유 중의 하나는 사실, 수업 끝난 후의 루틴 때문이다.
공방 맞은편 탄천에 피크닉장이 설치되어 있는데, 소수의 사람들이 작은 텐트도 치고 테이블과 함께 설치되어 있는 의자에 앉아서 간식 먹고 음료도 마시며 두런두런 즐길 수 있는 장소로 이용되고 있다. 바로 이 곳에서 나만의 힐링타임을 갖는다.
주변이 한적해서 그런지 이용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 그래서 더 좋다. 심지어 한여름에도 이 곳만큼은 선선해서 전혀 덥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도자수업 끝나면 경쾌한 발걸음으로 탄천 다리를 건너 피크닉장으로 향한다. 맘에 드는 위치에 자리잡고 집에서 미리 싸가지고 온 따뜻한 커피와 견과류를 천천히 음미하며 책도 읽고 멍때리기도 하고 핸드폰도 한다. 정말 행복감이 가득 채워지는 시간이라 아이들 하교시간만 아니면 하루종일 앉아있고 싶은 곳이다.
나는 그 동안 다른 나라, 다른 지역으로의 여행이 마냥 좋은 경험이라는 생각을 해 왔다. 그럼에도 늘 여행이 즐겁지만은 않았다. 일정에 맞춰서 움직여야 했고, 여행이 끝나면 아쉬움이 한 가득. 집에 돌아와서는 짐을 풀고 정리하는 일들이 스트레스로 다가왔었다.
그래도 여행이란 건 즐거운 일이라는 고정관념 속에 꾸역꾸역 매년 2회, 친정식구들과 여행을 다녀오곤 했다. 그러다, 40대 이후로 나에 대해 알아가는 여정을 통해, 나라는 사람은 여행을 즐기는 사람이 아니구나...라는 깨달음 비슷한 것을 얻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일정이 짜여진 여행은 나와 맞지 않은 것 같다. 여행이 스트레스로 다가오지 않으려면 계획을 최대한 줄이고, 그냥 낯선 그 지역에서 동네 주민처럼 일상을 지내는 것에 더 매력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유명하다는 명소, 맛집 탐방보다, 그냥 숙소 주변을 산책하고, 그러다 문득 끌리는 식당에 들어가서 소소한 식사를 하는 그런 여행을 하고 싶다.
요즘은 내가 살고 있는 동네를 산책하는 것 자체를 여행처럼 즐기고 있다. 도자공방 수업 후의 피크닉장 방문도 그런 여행 중의 하나. 멀리 가는 여행보다 지금은 우리 동네, 옆 동네 등을 즐기는 여행이 너무 좋다.
가끔 예쁘게 담아서 먹기.
예전엔 배 채우기 위한 목적만으로 그냥 아무데나 대충 담아 먹었더랬다. 하지만, 다이어트와 건강관리를 시작하면서 마인드풀잇팅을 실천하게 되었다. 예쁜 그릇에 정성스럽게 담아 먹으면 좀 더 우아하게? 먹을 수 있음을 알게 되면서 최대한 예쁘게 담아먹으려고 노력 중인데, 사실 쉽지는 않다. 집안일에 육아를 하다보면 예쁜 그릇까지는 가능한데, 예쁜 플레이팅은 힘들 때가 많다.
나 혼자만의 시간이 주어지면 이렇게 예쁘게 담아먹는다. 행복이 가득 충전되는 시간이다.
내가 좋아하는 일 중 또 하나는 요리책, 에세이책 보기다. 책은 대부분 도서관에서 빌려보고, 정말 소장하고 싶은 책이다 싶은 건 아주 가끔씩 구입한다. 오랜만에 맘에 드는 책을 만나서 구입한 2권.
빵이 있는 따뜻한 식탁, 료의 생각 없는 생각(이 책은 도서관 예약자가 매우 많아서 그냥 바로 구입)
특히, '료'님...유튜브 인터뷰영상으로 처음 접하고 이 분의 매력에 빠져서 이 분이 쓰신 책도 소장하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게 올라와서 읽어보지도 않고 인터넷으로 바로 구입했다. 나의 예상대로 한 줄 한 줄 곱씹고, 밑줄치고 메모도 하며 읽는 몇 안 되는 책이 되고 있다. 벌써 5번째 읽고 있다. 나의 힐링책, 인생책이 되었다.
이렇게 내가 좋아하는 요소들을 하나씩 찾아가는 여정의 삶으로 나는 오늘도 재미있고, 내일도 재미있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