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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인 May 19. 2018

넷플릭스 미드 추천 4: 페미니즘과 휴머니즘 사이

페미니스트인 당신을 위한 넷플릭스 안내서

넷플릭스

넷플릭스 미드 추천 연재가 막바지에 다다랐다. 이번에는 명확히 페미니즘적 메시지를 담지는 않았지만, 여러분에게 추천하고 싶은 미드들을 모아봤다. 페미니즘은 휴머니즘이고 휴머니즘은 페미니즘이다. 어쩌면 이 미드들은 페미니즘과 휴머니즘 사이에 있을지도 모른다.


<판타스틱 하이스쿨> : 우리들의 성장 이야기

  1990년대, '우리들의 성장 이야기'. 미국인이 아니어도, 1990년대를 경험한 세대가 아니어도 공감할 수 있는 성장 스토리이다. 주인공인 루크는 고등학교에 입학하여 케이트에게 반하고 사귀고 싶어 한다. 그러나 과연 그게 잘 될까? 둘은 좌충우돌 학교생활을 해나가며, 자신의 삶을 직시하게 된다. 루크는 집을 나간 아버지에 대하여, 케이트는 자신의 성적 정체성에 관하여. 압권인 점은 매해 나오는 훌륭한 OST와 소수자를 대하는 드라마 특유의 태도다. 사랑을 그저 사랑으로 그릴뿐, 동성애의 사랑이라며 난리법석 떨지 않는 진중함이 마음에 들었다.


<빌어먹을 세상 따위 (the end of the fucking world)> : 사실은 사랑의 이야기

  다음은 넷플릭스 소개 문구다.

감정 없는 사이코패스 소년이 뜨겁고 반항적인 소녀를 만난다. 소녀의 손에 이끌려 떠난 길, 불운뿐인 그 길. 그래도 끝까지 가본다.

  제임스는 자신이 감정 없는 사이코패스라고 믿고 앨리사는 뭐든지 반항적이다. 하지만 제임스는 자신의 아픈 감정을 꺼내서 인정하는 것이 두려워 억누르고 살아왔을 뿐이고, 앨리사는 상처를 드러낼 용기가 없어 반항했을 뿐이다. 앨리사는 다짜고짜 제임스와 길을 떠나고 여행의 과정에서 제목처럼 뻐킹(fucking)한 사건사고를 만들어간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둘은 감정의 교류를 나누게 된다. 오랫동안 감정을 억누르고 살아왔던 제임스가 감정을 느끼게 되는 장면이 인상 깊다.

스스로를 싸이코패스라 믿으며 감정을 억눌렀던 제임스는 즐거움, 슬픔이라는 감정을 맛보게 된다.

  매회 등장하는 ost와 블랙유머가 돋보이는 편집이 센스감이 넘친다. 두 사람의 로드무비를 따라가다 보면, 두 사람의 감정선을 따라가는 당신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별나도 괜찮아> : 우리에겐 별나도 괜찮은 사회가 필요하다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18세 샘의 목표는 '연애'다. 그런 샘을 우려하기도, 또는 응원하고 지지하기도 하는 사람들 속에서 샘은 첫사랑을 찾아 나선다. 우리에겐 생소할 수 있는 자폐 스펙트럼이라는 장애를 가진 사람이 이렇게나 다채로운 삶을 가진 한 명의 개인임을 알 수 있다. 자폐 스펙트럼이라는 장애를 가진 샘과 샘의 가족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통해서 장애가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장애가 되는 사회구조를 다시 한번 되새길 수 있었다. 더불어 미국 사회와 달리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사람을 일상에서 볼 수 없는 한국 사회에 대해서도.

  처음에 <별나도 괜찮아>를 보았을 당시에는 샘에게 연애 조언을 해준답시고 여성들을 성적 대상화하는 샘의 친구 자히드의 발언들이 불편해서 보다 꺼버렸었다. 그래도 계속 보다 보면 그런 발언들이 자히드'만'의 관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도 제작사에서 이런 발언들은 자체 심의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대체 불가 당신> : 아주 보통의 사랑

곧 결혼을 앞뒀지만, 시한부 인생인 여자 친구가 자신 없이도 잘 살아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챙기지만 그 과정에서 중요한 것을 깨닫게 된다. 드라마는 시한부 연인인 둘을 연민의 시선에서 바라보지 않고 담백하고 진솔하게 그려낸다. 한국 드라마와 너무나 다르다.

  한국 드라마에서 시한부를 다루는 방식은 너무나 진부하고 또한 수단적이다. 남자 주인공이 사랑했던 여자 친구가 갑자기 떠나거나 이별을 통보하는데, 그 이유는 여자 친구가 시한부이기 때문. 자신을 떠났다고 비난하던 여자 친구는 알고 보니 사랑해서 그랬다는 내용의 설정이 대부분이고 시청자의 눈물 콧물을 쏙 빼놓으려는 의도가 다분하다. 그런데 이 드라마는 좀 다르다. 눈물 콧물도 없이 삶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연인의 이야기가 담백하게 담아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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