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널 올려다본다고 해도

#작수목 #줄타기

by lotus

우연히 옛날 사진들을 찾아보다 벌써 20년도 더 전에 큰 애를 데리고 한국민속촌에 가서 찍은 사진을 발견했다. 아이랑 민속놀이도 같이 하고, 줄타기 공연도 보았던 것이 기억나는데 요즘도 민속촌에서 줄타기 공연을 하나 싶어서 찾아보니 요즘은 하지 않는다고 해서 아쉬웠다. 줄타기 후계자가 없어서일까? 마지막 공연이 아마 거의 10년 전이었나 보다.

이 글을 쓰느라 찾아보니 우리 전통 줄타기 줄을 양쪽 끝에서 지탱하는 X자 모양의 막대를 '작수목'이라고 한단다. 줄타기 명인은 작수목에서 출발해 다른 쪽 작수목까지 균형을 잃지 않고 걸어가며 줄아래 광대의 반주에 맞추어 갖가지 곡예뿐 아니라 춤, 줄 아래 광대와 재담을 나누는 2인극 형태라는 것도 처음 알았다. 자료를 찾다 보니 매달 읽는 잡지인 '좋은 생각'(5월호)에서 읽은 내용과 우연히 겹쳐서 오늘 기록을 남긴다.


잡지에 수록된 분인 김대균 명인(줄타기 분야 국가 무형 문화재 제 58호)은 제자들에게 이런 말씀을 남겼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줄 위에서는 항상 겸손해라. 사람들이 너를 올려다 본다고 해도 침착하게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


요즘같이 하루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인물과 사건들이 쏟아지는 세상에서 특히 젊은 나이에 세상의 부와 명예를 잡은 이들이 특히 마음에 새겨야 할 말이 아닐까 싶다. 흥에 겨운 사람들은 신기하고 놀라워서 고개를 들어 환호성을 지르며 줄을 타는 명인을 올려다 보지만 정작 명인은 줄 아래의 세상을 내려다보면 안 된다. 줄 위의 세상을 똑바로 직시하면서 한발 한발을 디뎌야만 떨어지지 않는 것은 물론이며 자신을 응원하거나 우러러보는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걷게 된다. 근데 이게 비단 일부 유명인한테만 해당하는 말은 아닐 터, 우리 모두는 살면서 한 번씩은 이른바 '리즈 시절' 내지는 '화양연화'의 시기를 지나지 않을까?

만약 사람들이 나를 올려다본다고 해서, 모두가 나에게 환호성을 지른다고 해서 순간의 착각이나 방심에 빠져 버린다면 그다음의 일은 모두 다 아는 불의의 사고가 아닐는지...


이런저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결국은 이런 생각이다.

"사람들이 너를 올려다본다고 해도 항상 마음을 다스려라."

"순간의 우쭐함에 어리석은 발걸음을 내딛지 말아라."

일단 나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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