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자에도 없던 투톤 염색

# 가만, 다시 보니 멋진데?

by lotus

* 이 글은 2022년도에 작성했던 글을 바탕으로 작성했음을 참고 부탁드립니다.


우리 반 아이들과 같이 봄맞이 교실 환경구성을 하기로 하고 30칸으로 나누어진 도안을 얻어서 역할을 나누었다. 우리 반 아이들은 모두 28명이었지만 코로나 시국인지라 하루 3-4명씩 결석하던 때라 자기가 맡은 부분을 칠하다가도 갑자기 코로나에 걸리면 작업이 스톱되거나 다른 친구에게로 작업이 자연스레 넘어가곤 해서 시간은 생각보다 오래 걸리는 바람에 작업은 꽃이 피기 시작할 때 시작하여 꽃이 거의 다 질 무렵에 완성했다는 웃픈(?) 이야기기도 하다.


일단 이런 협동화의 기본은 서로 연결되는 부분을 얼마나 자연스럽게 같은 색으로 잘 칠해 주느냐가 중요하다. 따라서 먼저 아이들과 색깔을 통일하기 위해 간단한 회의를 거쳐야 했다.


나: 얘들아, 이쪽은 개나리니까 노랗게 칠하고, 무당벌레는 어떤 색인지 알지?

학생 1: 근데 선생님, 문제는 학교 건물하고 선생님 머리 색깔 맞춰야 해요.

나: 맞아! 우리 어떻게 맞춰 볼까?

학생 2: 선생님, 선생님 머리 색깔 분홍색 어때요? 멋질 것 같아요!

학생 3: 맞아, 나 얼마 전에 분홍색 머리한 사람 봤는데...

나: 그래? 다른 사람들 생각은 어떠니?

<와글와글... 대충 좋다는 이야기...^^>

나: 그럼 선생님 머리색은 분홍색이다. 알겠지?

<나중에 작업을 끝내고 칠판에 자기가 맡은 부분을 갖다 미리 맞춰보다가>

학생 4: 어! 야, 근데 누가 선생님 머리, 분홍색 말고 검정으로 했냐?

학생 5: 그러네? 분홍색 끝이 검정이네? 누구야?!

<얘들아, 워워... 나는 알고자 하면 그 종이 뒷부분에 적힌 이름을 보면 알 수 있지만 알고 싶지 않다...>

학생 6: 근데, 보니까 나쁘지 않은데?

학생 7: 맞아, 맞아. 요즘 이렇게 두 가지 색깔로 염색하는 사람도 많던데?

학생 8: 그래, 그렇게 이상하지 않아. 괜찮은 것 같아!


미처 내가 중재를 할 필요도 없이 아이들끼리 북 치고 장구치고 이렇게 결론을 내 버렸다. 좋다, 너희들 덕분에 선생님은 팔자에도 없는 투톤 염색을 하게 되었네!


협동화.jpg

가만, 다시 보니 멋진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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