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고독함이 좋다
요즘 나의 일상을 한 줄 요약하면 ‘무탈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이다. 무탈한 일상 속에 소소한 일탈과 약간의 도파민 정도?
최근의 일탈은 두쫀쿠(두바이쫀득쿠키)와 피자스쿨 오지치즈피자(정말 맛있어요!)를 먹은 것이다. 사실 일탈이라 쓰니 거창한데 평소에 잘 안 먹는 음식을 먹었고 매우 맛있었다.
피자는 가끔 먹겠지만 두쫀쿠는 건강을 생각해서라도 이제 더 내 돈 주고 사 먹을 거 같진 않다. 무려 하나에 500 칼로리라니. 맛있는 건 0 칼로리라지만 500 칼로리는 너무해.
지금도 친구들 만나서 노는 건 정말 재밌다. 친구들과 수다를 떨며 스트레스를 풀고, 무언가 자극을 느끼기도 하며 좋은 에너지를 얻는다. 그런데 시끌 법석하게 누구와 만나 대화를 하는 것은 가끔이 좋고 평소에는 퇴근해서 편안하게 잠옷으로 갈아입고 집밥을 먹는 게 너무너무 좋다.
특히 요즘처럼 엄마가 보내준 반찬이 냉장고에 가득할 때는 더더욱. 서울에서 먹는 엄마표 집밥은 정말 사랑 그 자체다. 멍 때리거나 유튜브를 틀어놓고 김에 밥을 싸 먹기만 해도 맛있고 편안하다. 이제는 혼밥을 넘어 고독정식을 정말 잘 즐기는 사람이 된 거 같다. 회사 점심시간에도 간단하게 샌드위치 먹고 광화문 한 바퀴 걷거나, 교보문고 가서 궁금했던 책을 살펴보거나 혼자 고독한 시간을 보내는 시간이 소중하다.
친구 좋아 인간이었던 내가 혼자서도 잘 지내는 걸 보면 좀 성숙해졌다는 생각이 든다. 혼자 있을 때도 스스로를 잘 대접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혼자라고 대충 먹거나 가성비를 챙기는 것이 아니라 혼자니까 더 잘 챙겨 먹고, 커피와 어울릴 맛있는 디저트를 발견하면 과감하게 주문하고 싶다. 그러려면 혼자서도 씩씩하게 다닐 수 있는 체력과 밥값과 상응하는 디저트 가격에 망설이지 않는 재력이 필요하겠지! 예전에 내가 믿을 건 다른 게 아니라 넉넉한 통장 잔고라는 말을 들었었는데 고개가 끄덕여진다.
예전에는 고독정식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예능 <나는 솔로>에서 선택받지 못해 혼자 쓸쓸하게 짜장면을 먹는 사람들의 모습처럼 어딘가 부정적인 감정이 떠올랐다. 그런데 지금은! 고독정식 얼마나 좋아! 뭐 먹을지 그날 내 느낌과 기분에만 초점을 맞춰 먹으면 되는 걸. 점점 적어보니 그저 이건 먹는 걸 좋아하는 삼십 대 여자의 혼밥 예찬기 같은 걸?
마치 치킨 혼자 배달시켜 먹으니까 얼마나 좋아~
내가 다리 두 개 다 먹고 ~ 하는 느낌이랄까. 까르르
뭐든 어때 내가 즐기면 좋은 거지. 또 그러려고 오늘도 아침 아홉 시부터 여섯 시까지 일하고 왔는 걸. 나를 먹여 살리려고~
나이에 연연하지 않으려고 하면서 나이를 먹으니 좋은 점도 분명히 있다. 확실히 내가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잘 알게 되었고 여유도 생겼다.
밝음과 어둠은 함께 있다고 생각한다. 칠흑같이 어두운 밤 뒤에 정열의 태양이 떠오르는 아침이 있듯이 지금의 무탈함에 감사하며 마냥 여유를 즐기지만도 않고 항상 어떤 날을 위한 대비 혹은 준비를 해야겠다.
그중 준비가 영어회화 공부인데 하루에 한 시간씩, 하기 싫으면 하루에 30분이라도 영어공부를 하려고 한다.
영어회화 책 표지에도 100일 후, 당신의 입에서 나오는 영어에 놀랄 것이다!라고 적혀있는데 지금부터 100일 후면 5월 중순이다.
꾸준히 공부하면 내 입에서 나오는 영어가 어떻길래 내가 놀란다는 것인지. 마케팅에 속아서 구매했지만 이번엔 부디 100일의 기적이 통하길 바라며..
영어공부 하고, 유산소도 1시간 하고 잠에 들게요.
저의 밤은 이제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