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고독정식을 먹으며 고독함을 사랑하리

이젠 고독함이 좋다

by 위기회

요즘 나의 일상을 한 줄 요약하면 ‘무탈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이다. 무탈한 일상 속에 소소한 일탈과 약간의 도파민 정도?


최근의 일탈은 두쫀쿠(두바이쫀득쿠키)와 피자스쿨 오지치즈피자(정말 맛있어요!)를 먹은 것이다. 사실 일탈이라 쓰니 거창한데 평소에 잘 안 먹는 음식을 먹었고 매우 맛있었다.


피자는 가끔 먹겠지만 두쫀쿠는 건강을 생각해서라도 이제 더 내 돈 주고 사 먹을 거 같진 않다. 무려 하나에 500 칼로리라니. 맛있는 건 0 칼로리라지만 500 칼로리는 너무해.


지금도 친구들 만나서 노는 건 정말 재밌다. 친구들과 수다를 떨며 스트레스를 풀고, 무언가 자극을 느끼기도 하며 좋은 에너지를 얻는다. 그런데 시끌 법석하게 누구와 만나 대화를 하는 것은 가끔이 좋고 평소에는 퇴근해서 편안하게 잠옷으로 갈아입고 집밥을 먹는 게 너무너무 좋다.


특히 요즘처럼 엄마가 보내준 반찬이 냉장고에 가득할 때는 더더욱. 서울에서 먹는 엄마표 집밥은 정말 사랑 그 자체다. 멍 때리거나 유튜브를 틀어놓고 김에 밥을 싸 먹기만 해도 맛있고 편안하다. 이제는 혼밥을 넘어 고독정식을 정말 잘 즐기는 사람이 된 거 같다. 회사 점심시간에도 간단하게 샌드위치 먹고 광화문 한 바퀴 걷거나, 교보문고 가서 궁금했던 책을 살펴보거나 혼자 고독한 시간을 보내는 시간이 소중하다.


친구 좋아 인간이었던 내가 혼자서도 잘 지내는 걸 보면 좀 성숙해졌다는 생각이 든다. 혼자 있을 때도 스스로를 잘 대접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혼자라고 대충 먹거나 가성비를 챙기는 것이 아니라 혼자니까 더 잘 챙겨 먹고, 커피와 어울릴 맛있는 디저트를 발견하면 과감하게 주문하고 싶다. 그러려면 혼자서도 씩씩하게 다닐 수 있는 체력과 밥값과 상응하는 디저트 가격에 망설이지 않는 재력이 필요하겠지! 예전에 내가 믿을 건 다른 게 아니라 넉넉한 통장 잔고라는 말을 들었었는데 고개가 끄덕여진다.


예전에는 고독정식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예능 <나는 솔로>에서 선택받지 못해 혼자 쓸쓸하게 짜장면을 먹는 사람들의 모습처럼 어딘가 부정적인 감정이 떠올랐다. 그런데 지금은! 고독정식 얼마나 좋아! 뭐 먹을지 그날 내 느낌과 기분에만 초점을 맞춰 먹으면 되는 걸. 점점 적어보니 그저 이건 먹는 걸 좋아하는 삼십 대 여자의 혼밥 예찬기 같은 걸?


마치 치킨 혼자 배달시켜 먹으니까 얼마나 좋아~

내가 다리 두 개 다 먹고 ~ 하는 느낌이랄까. 까르르

뭐든 어때 내가 즐기면 좋은 거지. 또 그러려고 오늘도 아침 아홉 시부터 여섯 시까지 일하고 왔는 걸. 나를 먹여 살리려고~


나이에 연연하지 않으려고 하면서 나이를 먹으니 좋은 점도 분명히 있다. 확실히 내가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잘 알게 되었고 여유도 생겼다.


밝음과 어둠은 함께 있다고 생각한다. 칠흑같이 어두운 밤 뒤에 정열의 태양이 떠오르는 아침이 있듯이 지금의 무탈함에 감사하며 마냥 여유를 즐기지만도 않고 항상 어떤 날을 위한 대비 혹은 준비를 해야겠다.


그중 준비가 영어회화 공부인데 하루에 한 시간씩, 하기 싫으면 하루에 30분이라도 영어공부를 하려고 한다.

영어회화 책 표지에도 100일 후, 당신의 입에서 나오는 영어에 놀랄 것이다!라고 적혀있는데 지금부터 100일 후면 5월 중순이다.


꾸준히 공부하면 내 입에서 나오는 영어가 어떻길래 내가 놀란다는 것인지. 마케팅에 속아서 구매했지만 이번엔 부디 100일의 기적이 통하길 바라며..


영어공부 하고, 유산소도 1시간 하고 잠에 들게요.

저의 밤은 이제 시작입니다.


일본여행에서 혼자 오마카세와 나마비루를 즐기는 녀성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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