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을 끝으로 5번의 사내 컬럼 연재를 마쳤다. 격월로 1회씩이니 총 10개월의 시간이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연재. 브런치에서도 하지 않았던 연재를 회사 공식 계정에서 시도해 본 셈이다. 격월 연재도 이렇게 쉽지 않은데, 매주 또는 며칠 간격으로 독자와의 약속을 지켜가며 연재하는 작가님들이 새삼 대단하게 느껴지는 기회기도 했다. 글쓰기의 시작이 ‘내 맘대로’ 였기 때문에 어딘가에 얽매이는 관계를 갖기 싫었다. 그러나 한 번쯤은 이런 경험을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어 호기롭게 도전한 이유도 있다.
회사 내 공식적인 컬럼은 어떻게 운영되는지 궁금했던 것도 사실이다. 참여자가 아닌 독자일 때는 몰랐던 것들은 대충 이렇다.
-컬럼니스트는 공개경쟁을 통해 선정된다.
-2개월에 한 번씩 원고를 제출한다.
-마감 1~2주 전에 알람 메일이 날아온다.
-원고료는 적지도 많지도 않은 적당한 금액이다(내 기준).
-원고에 대한 피드백이나 윤문은 매우 적은 편이다. 거의 작가가 쓴 그대로 게재한다(내 글만 그랬나?).
-글에 실리는 사진이나 그림에 대해 ‘명확한 출처’를 요청한다.
글 쓰는 사람의 입장에선 회사의 이름을 달고 나가는 글에 대한 부담이 더 크게 다가왔다. 글의 내용이 이래도 되는지, 너무 내 주관적인 생각이 많은 건 아닌지, 이렇게 쓴 글이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되는 것이 맞는지 등등 조금은 불필요해 보이는 걱정과 고려를 안 할 수가 없었다. 블로그나 브런치에 쓰는 글은 앞서 말한 것처럼 ‘내 맘대로’여도 무슨 상관이겠냐마는.
신청할 때 세웠던 기획 - 5편의 주제 - 을 바꾸지 않고 잘 지킨 것이 자랑스럽게 느껴진다. 비록 5개라는 작은 개수지만 연재 전에 ‘이런 글을 시리즈로 쓰겠어’라고 개요를 구상하고, 그때 생각한 대략의 내용들을 나름 지켜갈 수 있었던 것은 그래도 꾸준히 사고하고 글을 쓰는 훈련 덕분이 아니었나 싶다. 실은 중간에 잠깐 위기라면 위기인 적도 있었다. 원래 쓰려고 생각했던 주제가 다른 연재자의 글과 비슷하여 방향을 조금 수정해야 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써버리고 제출하면 될 수도 있지만, 읽을 사람들에게 피로감을 줄이고 새로운 시각을 주고 싶은 욕심이 있었기에 할 수 있던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
연재 마지막 글, 에필로그에 쓴 내용은 이렇다.
“혹시 ’나도 컬럼을 써볼까?’ 망설이는 동료들이 계시다면 부디 용기 내주시기를 바랍니다. 누군가에게 도착할지 모르는 문장도, 어딘가 있을 단 한 명의 독자에게는 꼭 필요한 말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건 이미 의미 있는 글이 될 거예요! :)”
나의 생각을 남 앞에 잘 정리해서 늘어놓는 행동에는 적당한 용기와 뻔뻔함이 필요하다. 그리고 하나의 글이라도, 또는 한 줄의 문장이라도 독자에게 닿을 수 있다면, 나름 성공한 연재가 아니었을까 싶다. 메신저나 오가며 만난 상황에서 잘 읽었다는 동료들의 자칫 뻔한 후기에도 감동하며, ‘쓰길 잘했네’라는 보람으로 다가왔다. 나의 글이 제발 누군가에겐 작은 용기가 되고, 도전의 마음을 불러 일으켰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