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붓으로 향하다.

by 나니

짱구에서의 열흘을 뒤로하고, 우붓으로 향했다.


한 시간 반 정도 차를 타고 도착한 우붓은,

짱구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

조금 더 여유롭고, 공기가 부드러웠다.


우붓에 와서도 요가를 했다.

요가 반(Yoga Barn)이라는 유명한 수련원이었는데,

곳곳에 앉아 있는 사람들 모두가 평온해 보였다.

선생님은 유쾌했고, 수업의 시작은

“음—아—” 하는 소리로 열렸다.

그 울림이 마음 깊숙이 닿았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이상하리만치 편안했다.


짱구에서보다 인터넷이 잘 터지지 않았는데,

그게 오히려 도움이 되었다.

‘인터넷도 잘 안 되는데, 그냥 오늘은 쉬자.’

그 생각 하나로 하루를 보냈다.


책을 읽고, 산책을 하고, 수영도 했다.

저녁에는 우연히 들른 라이브 바에서

기타 소리와 사람들의 웃음소리를 들었다.

그 순간, 비로소 ‘아, 나 여행하고 있구나. 쉬고 있구나.’

그게 실감났다.


어느 날은 하루 종일 비가 왔다.

숙소에 테라스에서 멍하니 앉아있었다.

비 냄새, 빗소리, 그리고 조용한 시간.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그게 이상하게 좋았다.


그렇게 며칠을 보내면서

마음속에 남아 있던 불안과 걱정이 조금씩 사라졌다.

드디어 이 쉼을, 이 여행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나는 늘 현재에 집중하며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쉬고 나니,

오히려 미래에 대한 생각이 많아졌다.


물론 앞으로의 계획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 걱정 때문에

지금 이 순간을 놓치고 있었던 건 아닐까 싶다.


일단은, 지금 여기에 집중하려 한다.

이 평온함을 온전히 느끼면서

그다음 이야기를 천천히 써 내려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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