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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영 Apr 25. 2024

연락은 어쩌다 사랑을 가늠하는 척도가 되었나

막상 제목을 적어놓고 생각해보니 시대를 막론하고 연락은 사랑을 가늠하는 척도가 되었던 것 같다.

편지였던 시절이 있고, 삐삐였던 시절이 있고, 문자였던 시절이 있었으니.


아무튼 '끊기지 않는 연락'은 썸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주요한 지표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건 연락에 집착했던 사람의 이야기.


20대 초반이었다. 

직장도 없고, 당장 취준생의 입장도 아니니 연애를 하면 서로에게 집착하기 딱 좋은 나이.

당시 만나던 남자친구는 '집착'이 무엇인지 나에게 제대로 가르쳐준 사람이기도 했다.


하루는 과제가 너무 많아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을 것 같아, 자정쯤 잔다는 사람에게 잘 자라는 인사를 전했다.

새벽 네 시가 넘어서야 끝낸 과제를 제출하고 쓰러져 자고, 1교시 수업이 있어 일어났던 날.


지금 일어났고, 이제 학교를 가고 있으며, 학교에 도착해서 1교시를 듣겠다라는 세 번의 연락을 보냈지만 그는 삐졌다.


'왜 새벽 4시에 잔다고 연락하지 않았어?'


아니 그 때 보내봤자 자고 있을테고, 혹여나 진동에 깨면 그게 더 민폐고, 쓰러져서 3시간 자고 일어났는데 그게 그렇게 중요한가 싶어서 물었지만 그는


'너는 새벽 4시에 나에게 잔다고 연락을 하지 않았으니 날 사랑하지 않는거야!' 라는 답을 되돌려줬다.


그 때 당시에는 나름 달래주려고 애썼던 것 같은데 지금 생각해보면 '이 무슨 X같은....' 이란 말이 저절로 나오는 기억.


부디 이제는 그러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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