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찾아온 마음의 감기, 공황장애
심장 박동 건너 뜀, 답답한 느낌, 숨쉬기 힘든 기분, 경도의 불면증...
한 달 이상 내가 겪었던 증상이다. 숨이 답답한 건, 부정맥 증상이라 생각해서 부정맥 약을 먹었지만, 증세가 나아지지 않고 있다. 그래서, 잠을 좀 푹 자면, 증세가 나아지지 않을까 싶어서 며칠 전부터는 저녁에 일찍(이라 해도 11시지만) 잠을 자기 시작했다. 잠을 일찍 자니까 증세가 조금 나아지나 싶었지만, 아침에 일어나서 조금만 활동하면 금세 숨이 답답한 증세가 나타났다. 이러다 언제 한번 크게 터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던던 중, 드디어 일이 터지고 말았다. 잠을 자는데, 뜬금없이 전 처에 대한 꿈을 꿨다. 꿈이 기억나지 않지만, 기분 나쁜 꿈은 아니었던 것으로 느껴졌다. (꿈이 기억이 안 나서...) 그렇게, 조금은 이상한 기분으로 아침을 맞이했다. 하지만, 일어나서 화장실을 가는데, 평소와는 다른 느낌이 들었다. 아침부터 숨이 턱 막히면서,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머리가 어지러우면서 기절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제야, 확신했다. 이건 공황장애 증세라는 것을... 겨우 마음을 추스르고 나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니, 이건 공황장애 증세였던 것이 맞았다. 항상 유사한 상태에서 일어나는 숨 막힘과 답답함. 그리고, 심장 두근거림과 건너뜀 느낌... 내가 처음 겪었던 공황장애 증세와는 사뭇 달라서 공황장애라고 생각하지 않았고,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공황장애 증세가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전문가 상담을 받지 않은 속단은 금물이라 생각했고, 회사 출근을 해서 바로 병원 예약을 했다. 그리고, 회사 업무를 마치고 병원에 방문하여 간단한 질문서 답변을 하고, 의사를 만났다. 의사는 나의 상태를 보고 전형적인 공황장애 증세라는 진단을 했다. 그리고, 의사가 공황장애 증세라 이야기했을 때, 의아한 기분이 들었다. 내가 기억하는 공황장애와 달랐기 때문이다. 내가 예전에 겪은 공황장애는 현실에서 생활을 하지 못할 정도의 극한의 공포를 느꼈다. 밖에만 나서면 죽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는데, 이번엔 일상생활을 하는데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고, 몇 달 동안 증세가 있어도 애써 무시했던 것이다. 그런데, 공황장애 증세라니... 놀랍고 새로웠다. 생각해 보면, 숨이 막히는 증상이 빈번해지면서 내 삶이 조금씩 활동반경이 줄고, 운동 강도도 약해지고 있었다. 몸이 따라주지 않으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리고, 밥을 먹고 나면, 숨쉬기 힘든 증세가 심했기 때문에, 밥을 먹는 일이 점점 나에게 두려움의 대상이 되었다. 다이어트의 입장에서 보면 좋을 것 같지만, 사실 그 반대였다. 음식을 먹지 못하니, 충동적으로 일어나는 식욕. 그리고, 이어지는 폭식. 폭식 후의 죽음에 대한 공포... 이 모든 것들이 반복되면서, 점점 내 삶을 갉아먹고 있었다.
그렇게, 병원에 가서 의사의 검진을 받고, 약을 처방받았다. 처방받은 약을 먹고, 난 그날 정말 몇 달 만에 숙면을 취했다. 너무 기분 좋게 잠을 잤던 것이다. 그리고, 활동할 때마다 느껴지는 가슴 답답함과 숨 막힘 증세도 사라졌다. 정말 병원에 가서 약 처방받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난 이번 일을 통해 확신했다. 공황장애는 내 의지로 이겨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걸... 정신력으로 버티려 하면 할 수도록 오히려 늪에 빠진 것처럼 더 깊은 곳으로 빨려 들어가고 말아 버린 다는 것을 말이다. 이번 일을 통해, 내가 약함을 인정하는 게 부끄러운 일이 아님을 다시 한번 느꼈다. 공황장애는 우울증처럼 마음의 감기라는 걸 기억하고, 감기가 걸렸을 때 약을 먹고 낫는 것처럼 그렇게, 내 공황장애도 큰 문제가 아니니 약을 먹고 나으면 된다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이겨나가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