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시작
우리 일본 여행 갈래?
소개팅으로 만난 친구 A의 제안이었다. A의 제안에 솔깃했지만, 더럭 겁부터 났다. 왜냐면, 전 아내와 여행을 다녔을 때는 싸우기만 해서, 나에게 여행에 대한 추억은 "치열한 싸움"과 "눈치보기"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신혼여행 때도 그랬고, 제주도 여행도 그랬다. 어디를 가도, 항상 싸워서 기분이 상해서 제대로 된 여행을 해 본 기억이 없다. 그런 좋지 않은 추억을 가지고 있었던 나였기에, A의 여행 제안이 망설여졌다.
가서 싸우진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선뜻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렇게 망설이고 있던 나의 마음을 눈치챈 것인지, A는 나에게 이야기했다. "여행을 가 봐서, 아니면 마는 거지... 너무 고민하지 마" A는 너무나도 쿨 하게 이야기해 줬고, 난 그런 A의 말에 왠지 마음이 편해져서, 여행을 함께 가는 것을 동의했다. 그렇게, 여행 가는 것이 결정되고, 이동수단을 예약했다. 우리가 가려하는 목적지는 A가 자주 갔던 곳이라, 숙소 예약 및 여행일정은 A가 맡아서 하기로 했다. 항상 여행을 가면, 계획을 짜고 이끌고 다녔던 나로서는 마음 한편에 불안한 감정이 있었지만, 전적으로 A에게 맡기기로 마음을 먹었다. 누군가를 위해 준비하는 여행이 아닌, 누군가가 준비해 준 첫 여행의 시작은 이렇게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