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는 법

by 나저씨

오늘 회사에서 오랜만에 팀장님과 함께 점심을 먹었다. 요새 팀장님이 건강이 좋아 보이지 않아서, 팀장님의 소울푸드인 햄버거를 먹으러 가자고 내가 제안했다. 그리고, 햄버거를 먹으러 가는 길에 갑자기 팀장님이 말씀을 꺼냈다. "oo 씨가 하는 업무는 oo팀으로 이관될 것 같아요." 애써 피하고 외면하려 했던 일이 일어난 것이다. 이번 조직개편에서 내가 몸 담고 있던 팀이 해체되어 다른 팀과 합쳐지게 된 것이다. 업무 조정에 따라 팀을 이동하는 건 자주 있는 일이었어서, 마음에 크게 동요되지 않았다. 다만 내가 아쉬웠던 건, 지금 같이 일하는 팀장님과 헤어져야 한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회사를 다니면서, 몇 안 되는 열정을 가지고 일을 하셨던 팀장님. 그러다 몸이 상해서 이젠 더 이상 보직을 수행할 수 없을 것 같다 하여, 스스로 보직에서 내려오시는 그분을 난 차마 말릴 수가 없었다. 옆에서 보고 있는 나도 그 팀장님의 건강이 염려되어 오히려 그분의 결정을 지지할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사실 팀장님이 말씀해주시기 일주일 전쯤에 팀이 해체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애써 그 이야기를 부정하면서 일을 했다. 마치, 타조가 맹수를 만나면, 머리만 땅 속에 넣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오늘 팀장님이 우리에게 공식적으로 이야기했고, 이제 우리 팀의 해산은 피할 수 없는 수순이 되어 버린 것이다. 예전엔 팀이 바뀌는 것에 대한 부담도 있었고, 두려움도 있었는데, 40대 중반이 된 지금에는 예전보다는 그런 마음이 적어진 기분이다. 아마 어디를 가도 다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해서일지도... 아니면, 내가 이제 나이를 먹을 대로 먹은 노땅이 되어가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팀장님과 함께 햄버거를 맛있게 먹고, 와서 내 자리를 한번 살펴봤다. 오랫동안 한 자리에 있다 보니, 여러 가지 짐들이 쌓여 있었다. 이젠, 조직 개편 전까지 내가 가지고 있던 짐을 줄이면서, 새로운 변화를 준비해야겠다.


IMG_1002 복사.jpg 나저씨 촬영 (아이폰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