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7] 이혼하러 갑니다

이혼절차를 극복하는 방법 1: 그림 배우기

by 나저씨

아내와의 이혼 문제로 정신이 피폐해 질대로 피폐해진 나는 아무런 삶의 의욕을 갖고 살아가질 못했다. 그러다 보니, 매번 아내와의 불화에 대한 분노와 배신감에 주체하지 못하고 잠을 설치기 일쑤였다. 게다가, 정신적인 피로감으로 새로운 일을 시도하지도 않고, 회사 퇴근 후에나 주말에 어디에 나가지도 않고, 주구장창 비디오 게임만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시간을 의미 없이 보내면서도, 모든 일에 대해 잘못은 아내에게 있다고 남 탓을 하면서 말이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던 어느 날 문득 비디오 게임을 하고 있는 내 모습을 다시 보게 되었다. 금요일 저녁에 퇴근해서 새벽 3시까지 게임하다가 지쳐 쓰러지듯이 잠을 청하고, 다음날 11시가 다되어 일어난다. 그리고, 눈을 뜨자마자 본능적으로 나의 손은 게임기의 전원 버튼을 누르고 있었다. 점심도 대충 라면으로 때우고, 주말에는 게임만 12시간 이상씩 했다. 그러던 중, 게임을 하는데 갑자기 정신이 아득해지는 것을 느꼈다. 기절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오락을 하느라 밤과 낮이 바뀌고, 주중에도 잠을 하루에 3~4시간씩만 자면서 게임에 열중하다 보니, 내 몸에 한계가 온 것이었다. 갑자기 내 자신의 처지가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다 내가 이렇게 되었냐? 항상 밖에 나가서 무언가 하면서 자신의 시간을 보내던 사람이 왜 이렇게 집에서 게임만 하고 사람들과 만나지도 않는 거냐?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 봤지만, 스스로 답을 말하지는 못 했다. 그렇게 난 인생을 낭비하면서 살아가는 중이었다.




내 삶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혼에 대해 자책하고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게임만 하면, 지금의 부정적인 감정에서 벗어나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내 인생과 건강도 망가질 거라는 생각이 들자 위기의식이 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무언가 시작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선뜻 하고 싶은 일이 생각이 나지 않았다. 아니, 하고 싶은 일이 하나도 없었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일 수 있겠다. 그만큼 내 인생은 바닥을 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 어떤 활동을 할 것인지를 고민하던 중, 한 가지 생각이 번뜩하고 들었다.


내가 평생 불가능하다 생각했던 무언가를 해보자!

곧바로 내가 평생 불가능하다 생각했던 것들을 나열해 보았다. 그리고, 그중에서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하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고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야만 하는 것을 한 가지를 찾았다. 그건 바로


그림 그리기

였다. 중학교 때, 미술 선생님으로부터 공개적으로 망신을 당한 트라우마로 그림을 완전히 포기했던 나에게 가장 이상적인 목표처럼 보였다. 그래서, 난 바로 그림을 가르쳐 줄 수 있는 전문가를 찾기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이 있었고, 그중에서 가장 많은 평이 있는 전문가를 골라서 1:1 수업을 신청했다. 일주일에 단 2시간 수업이었지만, 나에겐 그 수업도 버거운 느낌이었다. 하지만, 변하고자 하는 마음이 생겼을 때가 아니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갈 것만 같아서, 바로 수업 신청을 하였다. 수업은 내가 신청한 다음 주부터 시작하는 걸로 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수업을 받고 있는데, 많은 부분에서 나의 라이프 스타일을 바꾸어 놓았다. 불가 2시간의 수업이지만, 이 수업을 통해, 나 자신에 대한 믿음이 생기고, 자존감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아내와의 이혼 문제로 바닥까지 내려갔던 나의 자존감과 매사를 불행하다 생각했던 나의 생각에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아주 조금씩이기는 하지만, 그림 실력이 늘어나면서, 아내의 가스라이팅(?)으로 인해, 잃었던 나의 자신감과 삶의 목적을 조금씩 다시 찾아갈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그림 그리기를 통해, 이혼에 대해 새로운 관점으로 볼 수 있는 힘이 생겼고, 이 난관을 이겨나갈 수 있는 근육을 조금씩 키우기 시작했다. 만약 이혼 수속 때문에, 비참한 생활을 한다고 생각한다면, 난 이 한 가지를 권하고 싶다.




내가 이루고 싶었던 일 중에 불가능하다 생각했던 일 한 가지를 도전해 보라고... 나중이 아니라 지금 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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