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은 괜찮지 않지만, 곧 괜찮아 질 예정입니다.
이혼을 앞두고 있는 사람은 하루를 어떻게 살아갈까?
이혼을 앞두고 있는 사람들이 하루하루를 어떻게 살아가는지 궁금하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자기 자신이라면, 매일매일 상실의 아픔과 배신에 대한 분노를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불가능할 것이라 생각할지도 모른다. 물론 내 입장에서 하는 이야기이니까, 다른 사람과는 다를 수 있겠지만, 나의 경우를 보자면, 이혼을 앞두고 있는 사람의 하루 일상도 다른 사람들과 크게 다를 것이 없는 것 같다. 아침에 일어나면 회사에 가고, 업무 후 퇴근 이후에는 운동을 하거나 다른 취미 활동을 한다. 여기까지는 다른 사람들과 다를 바 없는 아주 평범한 일상이다. 하지만, 쉬는 주말이나 퇴근 후의 생활은 결혼을 했거나 싱글로 살아가는 사람과는 사뭇 다르다.
먼저 중년의 나이가 되니, 주말이나 남는 시간을 함께 보낼 사람이 없다. 이미 주위 친구들은 결혼을 해서, 아이를 키우느라 정신이 없다. 그리고, 그런 친구들과 만난다 해도, 공통 관심사가 없어서, 대화가 오래 지속되질 못한다. 밥을 먹거나 술을 마신다 해도, 어느 순간 친구나 지인의 자식 걱정, 자랑을 들어주게 된다. 그리고, 자주는 아니지만 나의 이혼이 그들의 반면교사가 되는 경우가 있다. 사실 누군가에게 반면교사가 된다는 것이 잘못은 아니지만, 내 입장에선 기분이 나쁘다. 상대는 당연히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지만, 나는 그들이 나의 이야기를 듣고, 관계를 회복했다거나 자신들도 부부관계가 나쁘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그러지 않은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왠지 비교당하는 주체가 되는 것 같아 기분이 나빠지는 것이다. 마치, 내가 처한 입장보다 더 안 좋은 상황에 있는 사람과 비교를 하면서, 나의 상황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인정한다. 내가 상당히 삐뚤어져 있다는 것을 말이다. 삐뚤어져서 사람들의 의도를 제대로 못 받아들이는 것을 말이다.
그러다 보니, 점점 더 만남의 기회는 줄어들고 사람들과의 접점이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당연히 삶이 외로워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자신감도 사라진다. 이미 중년이다 보니, 누군가 좋은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란 생각도 들지 않는다. 이미 늦었다는 생각만 들고, 아무도 나를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만 든다. 인생의 실패자라기보다, 그저 내가 나이가 너무 많이 들어서 이젠 좋은 사람을 못 만날 것 같다는 생각이 지배적인 것이다. 게다가 우연히라도 만남의 기회가 생겨도, 관계를 지속시키는 게 무서워서 도망치게 된다. 또 다신 이런 일이 일어날 것 같기 때문이다. 게다가, 내가 이혼을 하고도, 정신을 못 차리고 전 와이프와 비슷한 스타일을 사람을 또 고르고, 그로 인해 고통을 받을까 무서워서 사람을 만나는 것이 주저하게 되는 것이다. 사실 가장 큰 이유는 사람을 더 이상 못 믿게 되는 것이기는 하지만... 그리고, 사람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사람을 못 믿게 되고, 그래서 피하게 되는 상황은 최악의 인생 시나리오이기도 하다.
이렇게 쓰다 보니 왠지 내가 인생의 실패자처럼 보일지도 모르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다. 이혼으로 외롭고, 두렵고, 무섭고, 화가 나기도 하지만, 나 자신이 미워서 자책하고 자존감이 바닥으로 곤두박질치는 경험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나 자신을 사랑하고 자존감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쉼 없이 하고 있다.
이혼을 준비함으로 인해 현재 내 삶은 괜찮지 않지만, 앞으로는 조금씩 괜찮아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