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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전까지 3개월, 나는 준비되지 않았다

Pura Vida!

by 나저씨


개인전을 위해 그린 그림(나저씨 작품)

브런치에서 몇 번 언급했지만,

11월 14일부터 21일까지 첫 개인전을 연다.


물론 내가 개인전을 열 만한 실력을 갖추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혼 이후 새롭게

시작한 내 인생을 한 번쯤 정리해보고 싶어

용기를 내서 개인전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사실 전시 공간은 몇 달 전에 이미 계약을

마친 상태였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개인전이

현실적으로 와닿지 않았다. 첫 개인전이라

실감이 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이제 딱 3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이다.

그런데도 여전히 내 개인전에 무엇을 게시할지

막막할 뿐이다. 준비하고 있는 것이 없다기보다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 같다.


우선 주제부터 정해야 할 것 같아서,

주제를 고민해서 결정했다.

"제2의 인생: 새로운 시작"


이혼을 겪으며 새롭게 도전한 것들을 모아

전시하는 만큼, 이 주제가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했다.

주제를 정하고 나니 무엇을 전시할지 고민이 됐다.


첫 개인전인 만큼 지금까지 해온 모든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 그림부터 캘리그래피,

그리고 출간 예정인 책까지 모두 담으려고 한다.


구체적으로는 스케치 그림,

캘리그래피가 곁들여진 작품,

디지털로 그린 소묘,

그리고 출간될 두 권의 책을 전시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물론 이는 초기 계획이라

준비 과정에서 바뀔 수 있지만,

일단 큰 틀은 이렇게 잡았다.


그렇게 이번 주에 개인전 방향성을 잡았고,

요즘은 그림을 열심히 그리고 있으며,

캘리그래피도 어떤 걸 쓸지 고민하고 있다.

아마 캘리그래피는 내가 출간하는 책에 있는

글귀 중에서 내가 좋아하는 부분을 발췌해서

쓰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요즘 개인전만 생각하면 잠이 오지 않는다.

너무 잘하려고 하는 중압감이 요인인 것 같다.

태어나서 처음 준비하는 개인전이니, 남들에게

보일 수 있게 근사하게 준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할 것이다. 하지만 그 바람으로 인해

내가 개인전을 하려는 목적이 퇴색되는 주객전도의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경계해야겠다.


내가 개인전을 하는 이유는, 이혼 후에도

이혼 전보다 더 멋진 삶을 살 수 있다는 사실을

주위와 나누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이혼했지만,

난 잘 살고 있다"는 걸 주위에 알리는 것이 내 개인전의

목적임을 준비하는 동안 잊지 말아야겠다.


그런데 그건 그렇고,

나 이 개인전 잘 해낼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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