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코쿠 오헨로 #2-11

아이난(민박 이소야) - 츠시마

by 정호성

2. 4. 열두번째 날. 아이난(이소야민박) - 츠시마(호텔 아이린)


오늘은 오전에 제법 괜찮은 야트막한 산을 지났다. 바닥은 걷기 편했고, 중간중간 지붕이 있는 휴게소도 있었고, 능선 한 구석에서는 바다가 멀리 보였다. 하산 후 3시경 야키니쿠 식당에서 점심으로 거하게 고기를 구워먹었다. 점심 장사를 하고 오수를 즐기고 있는 주인 부부의 잠을 깨운 것이라, 주문을 좀 많이하고 후다닥 먹고 나왔다.


츠시마에 들어선 것은 오후 네시 반 너머였다. 그리고 난 단번에 이 볼품없는 작은 마을이 좋아졌다. 이와미즈 강의 우완에 저녁 햇볕이 내리쬐는 모습을 본 것이다. 그 따뜻함, 아늑함, 차분한 활기, 이런 것들이 한순간에 느껴졌다. 뛰어노는 아이들, 어슬렁거리는 노인들, 헤엄치는 오리들, 내리쬐는 노을과 그것을 묵묵히 받아들이고 있는 옛집들.


나는 강의 좌안에 걸터앉아 저 반대편을 한참이나 넋놓고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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