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17.

by 정호성

오전 내내 확성기를 통해 앙칼진 아줌마의 목소리를 듣고 있으려니 신경에 거슬리다가, 부아가 나다가, 짜증이 치밀다가, 모든 것에 대해 약간의 회의감이 든다. 이 아줌마를 이토록 속상하게 하고, 분개하게 하고, 목소리를 높이게 하고, '폭팔'하게 하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 별로 궁금하지 않다. 사실 복잡해 보이지만 궁극적인 원인은 뻔하기에 - 돈 - 관심이 가지 않는 것이다.


내가 오늘 간절히 원한 것은 깊은 봄날 오전 반나절의 평온, 느긋하게 커피를 마시며 천천히 머리와 팔다리를 움직이기 시작하는 것뿐인데, 오늘은 이것조차 허용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난 무언가에 저토록 분개하고 있는 이 아줌마에게 분개하고 있다. 그녀와 나는 조금의 공통점도 없을 것이다. 이 사실이 다행으로 여겨지지만 별다른 위안은 되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 이 장소에 있지 않기 위해서 내가 치뤄야 할 댓가는 무엇인지 잠시 생각해보다가, 신경질적으로 음악 소리만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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