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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호성 Jun 02. 2019

한병철 - "시간의 향기"

현대에는 시간에 의미를 부여해주는 것이 없어서, 시간은 점점이 흩어진다. 그 원인은 계몽주의 시대의 시간관념, 인간이 자유롭다는 인식, 사물을 조작할 수 있다는 관념때문이다. 이를 극복하려면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사색적 삶"을 되살려야 하고, 이를 "활동적 삶"보다 우위에 두어야 한다.


사실 제대로 요약하지 못하겠고, 밑줄 친 것을 모아보아도 앞뒤가 연결이 안된다. 순간순간 어떤 통찰이 있는 것 같으면서도, 전체 주장 안에서 어떤 맥락인지 감이 잘 안잡힌다. '느리게 살기' 가 해결책이 아니고, '삶의 가속화'는 원인이 아니라 징후에 불과하다는 진단은 그럴듯하고, 노동이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 노동 외 시간의 의미가 노동 사이의 휴식에 그치게 되어버렸다는 것도 수긍이 간다. 신화적 시간관이나 역사적 시간관에서는 시간의 담지자가 있었으나, 신도, 목적도 상실한 현대에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도 막연하게나마 그런건가 싶다. 그러나 여기까지.


비유와 인용이 너무 많다. 시간에 향기가 어딨고, 시간에 너비와 길이 어디있는가. 이건 마치 '핸드폰의 슬픔'처럼 하나의 비유일텐데, 그렇다면 그 비유를 제대로 풀어주어야지 또 다른 비유와 인용으로 대체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그리고 길게 비판한 뒤에 그 해결책으로 사색적 삶을 주장하는데, 그 알맹이가 뭔지 잘 모르겠다. 이 책을 읽고 생각하는 것은 사색을 하는 것인가. 혹은 명상이나 기도를 하면 되는건가.


두번이나 읽었는데도 너무 막연하니 약간 화가 난다. 그 시간이 쓰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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