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니체 0일 차 - 누구를 위해 책을 읽는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by Homo ludens

[모두를 위한 그리고 누구를 위한 것도 아닌 책]

왼편: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초판본; 오른편: AI 생성 이미지

<Also sprach Zarathustra(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독일의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의 대표작입니다. 니체는 <Ein Buch für Alle und Keinen>이라는 부제를 붙이는데 이것을 번역하면 "모두를 위한 그리고 누구를 위한 것도 아닌 책"입니다. 과연 모두를 위한 동시에 누구를 위한 것도 아닌 책은 어떤 책일까요?


우리는 삶에서 많은 지혜를 필요로 하는 동시에 많은 명언들을 스쳐갑니다. 티브이에서 혹은 책에서 충격적인 깨달음을 주는 명언도 시간이 지나면 무감각해지고 맙니다. 때론 어쭙잖은 충고와 습관적인 위로 가운데에도 주옥같은 말들이 숨겨져 있고, 누군가의 운명을 바꾼 명문장도 누군가에겐 흰 여백을 채우는 검은 잉크에 불과합니다. 니체는 '모두를 위한' 지혜가 어느 순간 '누구를 위한 것도 아닌' 지혜가 되어버리는 것을 발견합니다. 흔히 나이 많은 사람들이 꼰대로 불리는 이유는 듣는 이가 원하지 않는 말을 하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그 말이 그들에게 의미 있더라도 듣는 이가 그것을 원치 않는다면 그 말은 '누구를 위한 말도 아닌 것'이 되고 맙니다. 이 책의 부제는 첫째로 지혜를 주는 자와 그것을 받는 자의 관점의 차이를 지적합니다. 이것을 '관점주의(perspectivism)'라고 부릅니다.


'모두를 위한' 어떤 것이 있을까요? 두 번째로 니체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존재하는 보편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합니다. 오랜 시간 보편성으로 여겨지던 도덕, 법과 같은 규칙은 사실상 특정 지역, 문화, 시간에만 통용되는 것입니다. 한 때 왕의 말 한마디가 법이 되는 곳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똑같은 공간의 다른 시간대에서는 그렇게 행동하는 지도자는 독재자로 불리게 됩니다. 니체는 이렇게 '모두를 위한' 어떠한 것들의 후보들을 하나씩 제거해 나갑니다. 그리고 그것을 걸러내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우리가 지고지순한 가치로 믿었던 '모두를 위한' 것의 후보들이 어느 순간 '누구를 위한 것도 아닌' 것이 되는 순간 사회에는 혼란이 찾아오고, 또 다른 '모두를 위한' 것의 새로운 후보들이 등장하여 새 시대의 질서가 되기를 반복합니다. 니체는 자신의 책이 지금이 아닌 미래를 위한 책이라고 말하며, 훗날 이 책이 성경과 같은 가치를 가질 것이라고 자평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니체의 사후 125년이 지난 지금, 그의 책은 과거 어느 순간보다 우리에게 큰 지혜를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가 말한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Bibel der Zukunft, den höchsten Ausbruch des Genius, indem das Schicksal der Menschheit einbegriffen ist (미래의 성경, 인류의 운명을 담은 최고의 천재성의 발현) - 파울 도이센(Paul Deussen)에게 보낸 편지 中, 1888. 11. 26. -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별빛과 같은 문장들을 지금부터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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