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론] 서문 -3

자유의 영역과 제한

by Homo ludens

[자유의 고유한 영역]

밀은 인간의 자유가 절대적으로 보장되어야 할 고유한 영역을 세 가지로 요약한다.


1. "의식"이라는 내면적인 영역

2. 취향과 추구의 자유

3. 결사의 자유


"의식"이라는 내면적인 영역의 보장은 '양심의 자유', '사상과 감정의 자유', 그리고 '자신만의 의견을 가질 절대적 자유'를 포함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출판하는 표현의 자유 역시 보장되어야 한다. 이것은 '사유' 자체에 대한 자유를 의미한다. '취향과 추구의 자유'는 우리가 하고 싶은 것을 결정하고 그 행동에 대한 책임에 대한 것을 의미한다. '결사의 자유'는 개인의 자유를 넘어서서 공동체 안에서 타인과 관계를 맺고 공통의 목적을 위해 모일 자유를 말한다. 이 구분은 이미 칸트가 '3대 비판서'라고 불리는 순수이성비판, 실천이성비판, 판단력비판에서 규정한 범주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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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트는 각 비판서에서 '인간은 무엇을 알 수 있는가', '인간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그리고 '인간은 무엇을 희망해도 좋은가'를 다루고 있다. 이것은 이성의 한계, 도덕법칙, 미에 대한 비판서로서 각각 진리의 탐구, 행위와 도덕 그리고 상호 주관적 소통을 다룬다.


밀은 결사의 자유의 조건으로 성인의 자발적인 참여와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을 것을 지적한다. 이것은 개인일 때나 집단을 구성할 때나 자유의 제한 조건인 '해악의 원칙'은 유지됨을 보여준다.


[자유를 통제하는 해악]

개개인의 삶의 모든 부분에 제약을 가할 수 있는 것은 고대 국가에서 흔히 이루어진 일이다. 특히 작은 나라일 경우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모든 시민들이 기계의 부품과 같이 일사불란하게 작동해야 생존할 수 있었다. 하지만 국가의 크기가 커지면 커질수록 자유의 제약은 자신의 한계를 규정하는 아이러니를 불러왔다. 특히 종교는 개인의 도덕적 행위뿐 아니라 일상적인 삶까지 통제의 영역을 확장해 왔다. 종교의 지배력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점차 약해졌지만, 여론이라고 하는 또 다른 힘이 등장하여 개개인을 부당하게 통제하게 되었다. 이 사회의 권력은 점차 그 해악이 커졌고, 권력자들 혹은 특정 시민들이 개개인의 힘을 약화시킬 목적으로 사용된다. 여론이라는 사회적 권력은 개개인이 사상의 자유를 스스로 통제하도록 만들고 다른 사람들에게 비칠 자신의 모습을 경계하는, 소위 자기 검열을 통해 침묵을 강요한다.


[AI시대와 자유의 통제]

무한한 정보에 대한 접근권을 제공하는 AI시대에 우리는 무한한 자유를 누릴 수 있을까?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무한한 자유를 불편해한다. 선택장애는 비단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소위 알고리즘은 우리에게 선택의 자유를 허용하는 듯 하지만, 사실상 그것은 '필터 버블'을 만들어 불편함을 주는 것이나 무관심한 것들은 자체적으로 제거한다. 또한 AI가 제공하는 예측모델은 그것에서 벗어난 선택지에 대한 도전 자체를 무위화한다. 그리고 예측모델이 제공하는 확률에 대한 기댓값은 점점 높아져서 6,70%라는 높은 확률은 어느새 불확실한 것으로 취급받게 된다. 대부분의 구성원이 높은 확률에 도전하게 될 때, 우리의 다양성은 더 이상 담보받지 못한다.


또 하나의 문제는 '결사의 자유'를 극단화한다는 점이다. '필터 버블'이 초래하는 문제와 직결된 이 문제는 실제 우리가 현재 맞닥뜨린 첨예한 진영 간의 대립으로 현실화되었다. 더 큰 문제는 다양성에 대한 존중이라는 명제를 비판적으로 판단하지 못하고, 무제한적 의견의 허용이라는 모순에 빠져들게 된다는 점이다. 가정에 가정을 더해 상대에 대한 공격은 피치 못할 결과일 수밖에 없었다는 자기기만에 빠진다.


AI기술의 발전에 따른 딥페이크와 스캠과 같은 현상은 이전에 존재하던 명예훼손과 재산손실을 영구적으로 만들 위험성을 내포한다. 또한 사회적 권력인 여론의 조작은 민주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주권에 대한 침범에 해당한다. 밀이 제시한 '해악의 원칙'은 AI의 광범위한 영향력에 따라 규정하는 것이 더욱 복잡해졌다. 과연 우리는 우리가 만든 AI를 '해악의 원칙'을 적용하여 그것을 통제하고 길들일 수 있을까?


La_Liberté_guidant_le_peuple_-_Eugène_Delacroix_-_Musée_du_Louvre_Peintures_RF_129_-_après_restauration_2024.jpg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외젠 들라크루아, 1830

1830년 7월 27일 파리의 시민들은 샤를 10세에 대항하여 7월 혁명을 일으킵니다. 프랑스 대혁명이 발생한 후 41년이 지나고 시민들은 또 한 번 바리케이드를 쌓고 매트리스를 방패 삼아 자신들을 지켰습니다. 최대 6000명이 참여한 이 혁명은 시민들의 승리로 이어졌고 그들은 귀족들의 권력을 빼앗고 그들의 권리를 확대합니다. 두 차례의 혁명은 불과 41년의 간격을 두고 발생하지만 그들의 자유에 대한 열망은 죽음을 대가로 이어집니다. 권한의 제한과 권리의 확대는 적극적 참여 없이는 보장되지 않습니다. AI시대에 우리가 대항해야 할 권력은 눈앞에 선명히 드러나는 적이 아닙니다. 우리는 어떻게 그들을 탐지하고, 맞서 싸우며, 승리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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