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오류성과 사유의 종말
밀은 2장 [사상과 토론의 자유]에서 우리가 자유로운 의견을 억압해서는 안 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한다. 심지어 틀린 의견일지라도 그것을 억압하는 것이 허용하는 것보다 공동체에 미치는 영향이 긍정적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그 이유는 그러한 의견의 억압이 "인류 전체에게서 중요한 것을 빼앗아버리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밀은 여기서 훌륭한 통찰을 내보인다.
그 견해(오직 한 사람의 반대 의견)가 옳은 경우에는, 인류는 오류를 진리로 대체할 기회를 빼앗긴 것이다. 그 견해가 틀린 경우에는, 오류와의 충돌을 통해서 진리를 더욱 분명하게 인식하고 더욱 생생하게 드러낼 수 있는 아주 유익한 기회를 놓쳐버린 것이다. - <자유론> 2장 사상과 토론의 자유 中 -
AI 기술이 주목받기 시작한 가장 큰 분기점은 알파고의 등장이다. 인간이 수천 년 동안 축적한 바둑의 기보는 무수한 수 가운데 정답에 접근하는 일종의 지도와 같은 것이었다. 고수는 이 지도를 명확히 볼 줄 아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었고, 지도는 새로운 고수의 등장과 함께 누적적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알파고는 동시에 수백, 수천 판의 대국을 두어, 짧은 시간 동안에 기보를 파악하여 가장 승리에 근접한 기보를 선택한다. 이 당시 대국의 초점은 인간의 창의성과 AI의 학습능력에 있었다. 하지만 인간의 AI에 대한 마지막 승리는 이세돌 9단으로 끝이 났다. AI는 새로운 바둑의 해법을 찾았고, 그것은 인간이 쌓아 올린 기보에서 벗어나는 것이었다. 바둑의 기본적인 룰만을 숙지한 상태에서 자체적으로 해답을 찾아가도록 디자인된 알파고 제로는 우리가 얼마나 좁은 영역에서 시간을 보내왔는지를 깨닫게 했다. AI의 새로운 수는 기존의 고수들에게는 '오류'로 보였지만, 사실상 대국이 승리로 돌아가자 '오직 하나의 의견'이 다른 모든 의견의 오류를 지적하는 꼴이 되고 말았다. 사실상 인류의 역사에서 다른 모두를 제압하는 천재적 지성의 등장은 매우 드물다. 따라서 대부분의 경우에 독특한 의견은 자신의 무능함을 고백하는 결과로 돌아갔다. 하지만 밀은 대다수가 동의하는 해답이 매우 위험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다. 그것은 소크라테스가 지적하는 '무지의 지'가 없는 상태, 즉 자신의 틀에 갇혀 그것만이 정답이라고 굳게 믿는 맹목적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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