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니체 73일 차 - 사제는 고뇌하는 자?

<사제들에 대하여 1>

by Homo ludens

[고뇌와 신성]

차라투스트라는 제자들에게 사제들에 대하여 이야기합니다. 사제들은 그의 적들이지만, 그들 속에도 영웅들은 있다는 점을 인정합니다. 그들은 고뇌를 통해 성장했고, 따라서 다른 사람들이 고뇌를 하도록 만듭니다.

나는 저들 사제들과 함께 고뇌하고 있으며, 고뇌한 바도 있다. 내 보기에 저들은 갇혀 있는 자들이요 낙인찍혀 있는 자들이다. 저들이 구세주라고 부르고 있는 바로 그가 저들을 질곡 속으로 몰아넣은 것이다.

하지만 모든 고뇌가 성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모든 구속이 자유를 갈망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제들이 겪고 있는 고뇌의 원인은 구세주입니다. 그들은 구세주의 희생에 의해 우리가 구원을 받았고, 그 때문에 우리는 그에게 빚진 것임을 이야기합니다. 스스로를 죄인이라는 낙인 속에 가두고 그 고통을 신성시합니다. 인간은 자신이 느끼는 죄스러운 마음이 주는 고통을 자신이 선하다는 평가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로 인해 고통을 느끼는 선한 자신에 대해 혹독하게 대하는 세상에 분노하는 경우를 보게 됩니다. 하지만 그 누구도 그에게 죄책감을 강요하지 않았고, 그 고통이 자신이 선하다는 것을 보장해주지 않습니다. 자신의 잘못에 대한 책임은 그로 인해 피해받은 사람의 고통을 이해하고, 그들이 더 이상 고통받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까지 포함됩니다.

오, 사제들이 지은 이 오두막집들을 보라! 저들은 감미로운 향으로 가득한 저들의 동굴들을 교회라 부르지.
오, 이 날조된 광채여, 이 후텁지근한 대기여! 여기, 영혼이 그 자신의 높이로 비상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 곳이여!
저들의 신앙은 되레 이렇게 명한다. '죄인들이여, 무릎으로 층계를 기어오르도록 하라!'

차라투스트라는 높은 산의 맑은 공기와 하늘을 사랑합니다. 그에게 산속의 동굴은 고독 속에서 자신을 회복하여 다시 태어나기 위한 공간입니다. 하지만 사제들의 오두막은 감미로운 향과 후텁지근한 대기로 가득합니다. 그들은 "비상"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고, 죄인으로써 무릎 꿇기를 명령합니다. 차라투스트라는 땅은 인간이 딛고 일어서는 공간이며 인간의 영혼은 자유롭게 뻗어나가는 상승의 의지를 가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사제들은 무릎을 꿇는 행위, 즉 겸손과 굴종의 윤리를 강요하는 것을 신앙이라고 부르고 기꺼이 따릅니다.

저들은 저들을 인정하지 않고 괴롭혀온 존재를 신이라 불러왔다. 진정, 저들이 하는 경배 속에는 영웅적인 것이 많이도 깃들어 있었다! 그리고 저들은 그 사람을 십자가에 못 박는 것 말고는 달리 저들의 신을 사랑할 줄 몰랐다!

프로이트는 종교를 인간이 자연의 공포와 고통을 피하려는 무의식적인 욕구가 반영된 '집단적 강박신경증'이자 환상이라고 규정했습니다. 이는 거대한 권력을 가진 아버지, 즉 신에게 의존하려는 마조히즘적 심리죄의식을 보상받으려는 욕망이 결합된 정신적 도피처라고 해석될 수 있습니다. 절대적 존재를 상정하고, 보상받지 못함에도 그 믿음을 지켜나가는 자들을 성자라고 일컫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성자는 자신의 믿음을 죽음으로 증명하는 가장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합니다. 차라투스트라는 오두막에서 나와 맑은 공기를 마시고, 자신의 발로 당당히 서서 위버멘쉬로 나아가라고 외칩니다.


Francisco_de_Goya_y_Lucientes_025.jpg <채찍질 고행단의 행렬>, 프란시스코 데 고야, 1812-14

스페인의 화가 프란시스코 데 고야(Fransisco de Goya, 1746-1828)는 "문명사회에서 발견되는 수많은 약점과 어리석음, 그리고 관습, 무지 또는 이기심으로 인해 일반화된 흔한 편견과 기만적인 관행"을 고발하는 많은 작품을 남겼습니다. 80점으로 구성된 <카프리초스> 가운데 "이성의 잠은 괴물을 낳는다"라는 작품에서는 특히 이성을 잃게 되면 악과 부패가 만연한다는 계몽주의적 가치를 강조합니다. 고야는 1812-14년 사이에 <채찍질 고행단의 행렬>이라는 작품을 남깁니다. 화면의 중앙에 상의를 벗고 높은 고깔모자(Capriote)를 쓴 고행자들이 보입니다. 상대적으로 검은 고깔에 검은 옷을 입고 있는 자들은 고행자들의 고행을 축하라도 하듯 음악을 연주하며 대중들의 몰입을 돕습니다. 왼편에는 거대화되어 그려진 성모와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가 검고 무거운 건물 앞에 서있습니다. 당시 고야는 다른 자유주의자들과 함께 스페인 사회를 개혁하려고 했으나 페르니난드 7세의 정책에 의해 가로막혔습니다. 차라투스트라가 말하듯 사람들은 오른편의 푸른 하늘의 맑은 공기와 밝음에 주목하지 않고 어둡고 육중한 종교의 무거운 무게에 짓눌려 스스로를 죄인으로 여기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였습니다. 고야는 이성을 일깨우고, 종교와 절대주의 정책의 잔혹함을 고발하고 있습니다. 고행단의 자학적 전시행위는 집단적 강박증을 일깨워 그들이 직면한 고통과 공포를 회피하도록 유도합니다. 하지만 고야와 차라투스트라가 알려주듯 진정한 고통과 공포의 원인을 직면하기 위해서는 이성을 통한 냉정한 분석과 판단이 필요합니다. 우리에게 요구되는 많은 강요들은 실제로는 우리를 위한 것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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