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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창희 Jun 13. 2020

미완의 기획인 근대를 완성하기 위한 의사소통을 위하여

김원식.『하버마스 읽기』.

하버마스의 『의사소통행위이론』을 읽고 있다. 어려워서 진도가 나가기 어려운 책이다. 그래서 도움을 얻을 책을 찾던 와중에 손에 들게 된 책이 김원식의 『하버마스 읽기』다. 코로나로 인해 사람들과 만나 일상적인 의사소통이 어려워지면서 의사소통이란 행위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지는 요즘이다.      


“프랑크푸르트학파 1세대들의 급진적인 반성은 인간의 의식과 행위 전체를 도구적인 것으로 환원하는 결과를 낳았다(97쪽).” 하버마스는 『계몽의 변증법』의 문제의식을 계승하여 합리성이 도구적으로 변질 되는 것을 비판적으로 보았으나 프랑크푸르트 학파 1세대인 호르크하이머와 아도르노와 같이 비관주의에 빠지지 않고 이를 극복하고자 하였다. 그리고 그 대안으로 “언어 및 행위능력이 있는 주체들이 어떤 것에 관해 서로 이해를 도모할 때 성립하는 합리성(『의사소통행위이론 1권』(장춘익 옮김), 6쪽)”을 중시한다.     


하버마스는 베버를 따라 탈주술화 이후의 근대를 탐구한다. 하버마스가 베버와 프랑크푸르트 1세대와 갈라서는 지점은 상호이해를 중시한다는 것이다. “홀로 사유하는 데카르트적 ‘나’가 아니라 서로 대화를 주고받는 ‘우리’가 이제 모든 사유의 출발점이 되어야만 한다는 것이다(156쪽).” 탈주술화 이후 인지적 잠재력의 효력이 나타나기 시작했지만 하버마스가 보기에 도구적 이성이나 목적합리성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의사소통이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고독한 행위자의 행위 의도나 구조가 아니라 사회적 행위자들 사이에 행위 조정이다(110쪽).”      

하버마스는 의사소통을 통해 합리성을 재정립하고자 한다. 나의 이성이 아닌 토의를 통한 우리의 합리성을 만들어 가고자 하는 것이다. 하버마스가‘토의 민주주의 이론’을 중시하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하버마스가 주목하는 사실은 행위자 각각이 자신의 목적을 추구하는 과정이 아니라, 행위자들이 각자의 행위를, 각자의 행위 계획들을 서로 조정해 나가는 과정이다(114쪽).” 하지만 합리적인 토론이 이루어지기 위해서 개인은 성찰성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주체가 주체로서 성립하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을 반성적으로 인식하고, 스스로의 행위를 자율적으로 규제할 수 있어야만 한다(65쪽).”     


코로나로 인해 코로나 이후의 세계가 어떠한 방식으로 전개될지에 대한 논의가 지속되고 있다. 나는 이 논의에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부분이 우리가 과연 근대에 관한 논의를 제대로 마무리 했는가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근대를 미완의 기획으로 본 하버마스의 견해에 대해 다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근대성에 대한 평가를 둘러싸고 전개되는 논쟁에서 탈근대주의자들은 근대를 이미 소진되어 버린 기획이라고 평가하면서 그 울타리를 넘어서는 탈근대를 지향하고자 한다. 반면에 하버마스는 이에 맞서 근대를 ‘미완의 기획’으로 규정하면서 오늘날에도 우리가 여전히 추구하고 완성해야 할 이념으로 평가하고 있다(13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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