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머랄드 펜넬 <프라미싱 영 우먼>, 래드 리 <레 미제라블>
이번 주에 본 영화는 <프라미싱 영 우먼>과 <레 미제라블>이다.
두 영화 모두 결말이 매우 중요하다.
스포일러를 피하려고 노력하겠지만 스포일러가
포함되었을 수 있음을 미리 밝힌다.
성과 관련된 폭력은
용서될 수 없는 범죄다.
캐리 멀리건이 분한 카산드라는
어렸을 때부터 절친이었던 니나와
의대까지 같이 진학한 것으로 보인다.
니나는 성폭력을 당한 것으로 보이고
그와 관련된 가해자들이 처벌을 받기는커녕
니나가 성폭력을 당했을 때 촬영된 영상이
유포되어 동기들 사이에 가십거리로 치부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영화를 보고 확인 가능한 부분을 정리한 것이다.)
니나는 이 일로 자살하고 카산드라의 삶은
니나의 죽음을 계기로 완전히 망가지고 만다.
니나가 당한 폭력은 니나와 카산드라에게
도저히 되돌릴 수 없는 치명적 순간이 되어 버린 것이다.
예측 할 수 있는 것처럼 영화는 복수를 선택한다.
감각적이고 재밌는 영화다. 지루할 새 없이 2시간이 지나간다.
다음으로 본 영화는 <레 미제라블>이다.
한 번 보고 대번에 이해하기 쉽지 않은 영화인데,
김철홍 평론가의 글이 영화를 이해하는 것에 큰 도움이 되었다.
(https://brunch.co.kr/@hanwukim/21)
미제라블(miserable)은 ‘딱한’, ‘비참한’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형용사다.
‘레 미제라블’의 뜻을 풀어보면 비참한 사람들이 된다.
영화는 2018년 프랑스가 월드컵에서 우승하는 장면으로부터 시작된다.
영화를 다 보고 나면 프랑스 월드컵 우승을 보고 기뻐하는 사람들의
처지가 환기되어 그들의 비참이 더욱 끔찍하게 느껴진다.
다미엔 보나드가 분한 루이즈는 몽페르메유로 전입을 오게 되는데
수사하는 첫날부터 납득하기 어려운 광경들을 목격하게 된다.
루이즈가 이해하기 어려운 비상식적인 행위들이 발생하는 것이다.
여기까지는 기존의 영화들에서 보아왔던 나쁜 형사들 얘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른 점이 있다면 이들이 행사하는 폭력이 그들의 이권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이 직접 드러나 있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충분히 의심해 볼 수 있기는 하다.)
더욱 문제가 되어 보이는 것은 빈곤층으로 보이는 시민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등의 방식을 통해 자신들의 권위를 입증해 보이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프랑스 혁명을 떠올리게 하는 후반부는 혁명 이후
한 세기 반이 지나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비참한 사람들의 울분은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비참한 상황에 놓은 이들에게 정답은
자신들을 짓밟고 있는 이들에게 투쟁으로 맞서는 것뿐일까?
래드 리 감독은 정답을 내놓는 대신 다음과 같은
빅토르 위고의 문장을 인용하는 것으로 영화를 끝맺는다.
“세상에는 나쁜 풀도, 나쁜 사람도 없고. 다만 나쁜 농부가 있을 뿐이오.”
농경사회는 인류가 인위적으로 자신의 삶을 개척한 결과이다.
결국 지금의 비참을 초래한 것은 인간이라는 것이다.
이 상황이 이어지는 한 양극화 문제를 다루는 영화들은 계속 제작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