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으로서의 달리기: 탁월함보다 꾸준함

2025년 12월 22일 – 2025년 12월 28일 주간

by 노창희

어느 정도 루틴화 되었던 달리기에 변화를 줬던 한 주였다. 변화를 싫어하는 내 특성상 도전적이기도 했지만 대체로 긍정적인 변화라고 생각한다. 변화는 월요일부터 오늘까지 모두 의도치 않은 방향에서 시작되었다. 겨울은 존3 페이스로 10km 5분대 후반 달리기를 유지하려고 했었다. 달리기를 시작한 이후 자연스럽게 러닝 관련된 정보를 다양하게 접하게 되는데 이견이 많은 달리기 방법론에서 많은 이들이 공통으로 얘기하는 것이 중 하나가 달리기에 변주를 주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러닝 루틴에 있어 나에게 고민을 주었던 지침은 맷 피츠제럴드가 <80대20 러닝 훈련법>에서 강조하는 자신의 능력치 내에서 느리게 달리는 비중을 높이라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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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는 월요일에 의도치 않게 처음으로 10km를 4분대 페이스로 뛰면서 시작됐다. 4분대로 뛸 생각으로 달리기 시작했던 것은 아니었는데 속도가 예상보다 잘 나오자 욕심을 내고 뛰었고, 4분대로 10km를 마감하는데 성공했다. 달리기를 마친 후 든 생각은 이제 나도 달리는 페이스에 변주를 주면서 느리게 달리는 비중을 늘려야겠다는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10km를 6분대 초중반으로 20km를 6분대 중후반으로 달렸다. 맥박은 130대 중반 정도가 나왔다. 앞서 얘기한 정도의 페이스를 조깅 페이스로 설정한 셈이다. 차차 페이스를 높이고 맥박을 낮추고 싶은 욕심은 있지만 당분간은 주 3에서 4회 정도 조깅 페이스로 뛰려고 한다.


가장 이상한 달리기는 오늘이었다. 오늘은 내친김에 4분대 10km 달리기를 한 번 더 하는 것이 목표였다. 아주 무리해서 뛴 것은 아니었지만 4분대 페이스는 나오지 않았고 5분 10초 정도의 페이스로 3km 중반까지 뛴 후 버거워서 조금 걸었다. 본격적으로 달리기 시작한 이후 힘들어서 달리기를 멈춘 것은 처음이었다. 5분대 존3 달리기를 매일 하던 때는 힘들어도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었는데 오늘은 어쩐지 그러기가 버거운 느낌이었다. 그 후 6분대 초반 조깅 페이스로 뛰려고 했는데, 의도치 않게 5분대 초반의 달리기에 수렴되는 달리기를 하다가 5분대 후반으로 달리기를 마감했다. 의도치 않게 뛰면서 페이스를 변주하는 파틀렉 런을 하게 된 셈이다. 앞으로는 4분대에서 5분대 초반의 달리기, 인터벌, 6분대 10km 조깅, 6분대 20km 이상 LSD를 주간 루틴에 포함시켜 달려볼 볼 생각이다.


아마도 내 달리기 루틴은 당분간 계속 바뀔 것 같다. 내 스타일상 이례적인 일이기는 하지만 습관이 중요하다는 내 원칙과 부합하는 변화이기도 하다. 페이스, 일정 등 달릴 수 있는 내 여건이 바뀌면 습관을 변경해야 달리기에 대한 만족도와 성과도 높아질 테니까.


오랜만에 다시 펼쳐 든 백영옥의 <힘과 쉼>은 개인적으로 습관과 관련하여 내게 인상적으로 각인되어 있는 책이다. 그래서 펼쳐 든 책은 아니었는데, 마침 최근에 다시 읽기 시작했다. “좋은 삶을 만들기 위해 중요한 딱 한 가지를 꼽으라고 하면 무엇이라고 대답할 수 있을까. 나는 ‘습관’이라고 잘라 말하겠다(32쪽).” 달리기만큼 습관이라는 말과 잘 어울리는 행위의 범주도 드물 것이다.


이제 4달 조금 넘게 달렸을 뿐이지만 습관을 조금씩 변경하더라도 달리기에 있어 중요한 덕목은 ‘꾸준함’이라는 것을 겨울에 더욱 체감한다. “탁월함보다 꾸준함이다(34쪽).” 달리기를 통해 성과를 거두어야 하는 엘리트 선수라면 탁월함이 더 중요할 수 있다. 하지만 나와 같은 아마추어 러너들에게 달리기를 지속하게 만드는 가장 큰 덕목은 꾸준함일 것이다. 겨울 러닝의 장점을 얘기하는 콘텐츠들이 꽤 많다. 하지만 추위 속에서 달리는 사람 입장에서 겨울은 잔인한 계절이다. 그래도 남은 겨울 꾸준히 달려볼 작정이다. 멈추지 않되 습관을 조금씩 바꿔 가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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