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 좋은 질문을 해주어 고맙습니다. 그런데 모두 심오하고 어려운 질문이라 지금, 이 글을 쓰기 위해 일주일 동안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질문 중에 가장 먼저 논의되어야 하는 것이 ‘주위 많은 사람의 불가능하다는 의견과 철없는사람으로 보이기만하는 문제'인 듯합니다. 주변 사람들의 이러한 생각은 무조건 외면할 일도, 그렇다고 무조건 수용할 일도 아닌 것 같습니다.
흔히 먹고 살기 위해 직장에 다닌다고 합니다.
한편일과 삶을 분리된 것으로 여깁니다.
고은 양은 어떤가요?
저는 일과 삶을 통합적 관점으로 바라봅니다만, 그래도 완벽한 워라밸의 경우를 가정한 상황에서 사람들은 24시간 중의 8시간은 자고, 8시간은 식사 및 휴식을 취하고, 8시간은 직장에서 일을 합니다. 그런데 보통, 잠자는 시간과 여가를 쪼개어 통근이나 추가 업무를 합니다. 그러면 일하는 시간은 쉽게 10시간 이상이 되어버립니다. 이렇게 우리 삶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경제 활동이 단지 호구지책만을 위한 것이라면 그 삶은 얼마나 불행할까요? 특히 일의 의미를 최우선 가치로 여기는 여러분 세대에겐 정말 끔찍할 겁니다.
그러나 일의 의미를 찾겠다고 다 큰 성인이 자기의 호구지책조차 해결하지 못하면서 꿈만 좇는 행동도 스스로에 무책임합니다. 어쨌든 사람은 먹고 살아야 하고, 건강한 성인이라면 누구나 자신을 스스로 지킬 수 있어야 합니다. 고은 양은 자신을 스스로 지킬 준비가 되었나요?
사업을 시작하고자 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하는 것이 개인의 ‘아주 최소한의 생존 전략’입니다. 자신이 어느 정도의 기간에 어느 정도 삶의 수준까지 버틸 수 있는지를 아는 게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서, 부모님으로부터 경제적으로 완전히 독립된 상태라면, 거지같이 살더라도 자신의 확고한 미래상을 좇아서 살면 됩니다. 그러나 부모님께 경제적으로 의존한 상태라면,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그 문제부터 해결해야 합니다. 부모님께 의존한 상태에서는 부모님을 비롯하여 남들에게 끊임없이 간섭받게 될 것이고, 그로 인해 자신의 정신도 흔들리게 될 겁니다.
만약, 자신이 엄청난 뻔뻔함의 자질을 갖추었고 자신의 사업 아이디어에 완전한 확신이 들어서, 타인에게 의탁하여 호구지책을 해결하는 것이 아무렇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상대에게 ‘나를 먹여 살리는 방식으로 투자할 기회를 준 것을 감사하게 여기라’는 태도까지 취할 수 있으면, 이것은 사업을 할 준비가 됐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아주 최소한의 생존 전략이 준비되면 ‘남들의 말 때문에 자신감이 떨어져서 정말 잘 사는 길은 취업뿐인가?’ 하는 고민은 사라질 겁니다. 개인이나 회사나 모두 기본은 ‘독립’입니다.
“혼자 설 수 있는가?”
1. SNS 기반 브랜딩 사업의 사업성은 이 분야를 개척해서 크게 성공한 분들과 상의하셔야 합니다. 저는 잘 모릅니다. 그러나 고은 양의 사업 계획을 보니 그 정도는 누구나 얼마든지 도전해 볼 수 있는 사업인 듯합니다. 왜냐하면 시간 말고는 별도의 투자금이 거의 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이 쓴 책을 읽고 그분들의 성공 전략을 따라 하기 바랍니다. 저라면 출퇴근 시간을 아낄 수 있도록 집에서 가까운 직장이라면 어디든지 입사해서 조금씩이라도 돈을 벌면서 SNS 기반 브랜딩 사업을 하겠습니다. 이런 방법은 하이브리드 형태로써 현재 많은 직장인들이 수입의 파이프라인을 다각화하는 데 활용하고 있습니다.
2. ‘열정적이기 위해 게으름 등은 어떻게 타파하셨는지’란 질문은 모순적으로 보입니다. 왜냐하면 열정적이면 게으름이 생길 틈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럼 어떻게 열정적일 수 있느냐 하는 문제가 남습니다. 그런데 이 부분은 제가 대답하기 어렵습니다. 저는 열정이 싫기 때문입니다. 제 경험상 열정은 약간의 난관 앞에서도 금세 식어버렸습니다. 열정이 식었을 때는 매너리즘에 빠지고 게을러졌습니다. 또한 열정은 성미가 급하고 미숙해서 남들에게 쉽게 이용당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열정보다는 식지 않는 꾸준함에 관심을 두게 되었습니다.
열정이 없더라도 게으름을 타파할 방법은 있습니다. 자신이 되고 싶은 모습을 명확히 정하고 그 모습을실제로완성해 가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저는 40대보다 더 아름다운 60대 할머니가 되고 싶어서 그 모습을 완성하는데 필요한 활동을 꾸준히 합니다. 먼저 등이 굽지 않아야 할 것 같아서 매일 눈 뜨자마자 플랭크를 하고, 주 3회 왈츠를 배우러 갑니다. 날씬해야 할 것 같아서 주 3회 5~10km씩 달리기를 합니다. 피부가 깨끗해야 할 것 같아서 매일 한 끼는 과일 야채 식을 하는데, 신선한 과채를 먹기 위해 주 7회 장을 봐옵니다. 사실, 매일 시장으로 산책을 다녀온다는 게 더 정확한 설명이겠습니다. 예쁜 할머니가 되려면 게으를 틈이 없습니다.
3. 제뜻이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잘 전달되었다니 다행입니다. 저는 기억력이 썩 좋지 못합니다. 암기가 잘 안 돼요. 그런데 제가 경험한 일은 생각이 잘 났습니다. 그리고 평소 생각하기를 즐깁니다. 그러다 보니 경험으로 얻은 통찰을 쉬운 단어로 설명하는 게 저에게 잘 맞았습니다. 특히 저는 인적자원관리 과목을수강하는 여러분의 문제에 관심이 매우 많고, 그에 대해 오래 생각합니다. 그러다 보니 진심이 통한 것 같습니다.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든 그 어떤 능력이든 자신에게 적합하게 개발해 가는 과정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그렇게 개발한 능력에 진심 어린 관심과 사랑이 담긴다면 어디에서든 환영받을 겁니다.
4. 사업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매우 많은 요소가 필요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첫 번째 가치는 ‘건강’입니다. 고 김영삼 대통령은 ‘머리는 빌리면 되지만 건강은 빌릴 수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건강해야 합리적 의사결정도 가능하고 지속해서 사업을 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요? 두 번째 가치는 ‘문제해결’입니다. 사람들이 가려워하는 곳을 긁어주고, 문제를 해결하는 활동에서 부가가치가 창출된다고 봅니다. 운도 필요할 것 같고요. 이 외에도 사업을 하는 데는 정말 많은 것들을 고려해야 할 겁니다. 그렇지만 이것들을 모두 나열하기보다는,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부터 해야 하지 않을까요?
고은 양의 현명한 질문에 대한 저의 답변은 여기까지입니다. 부족하나마 진심을 눌러 담았습니다. 바깥에 햇볕이 참 좋습니다. 해 좋을 때 저는 이만 장 보러 다녀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