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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 골목의 작은 가게들

크로와상을 하나 물고 보른지구를 걷자

by 응당




바르셀로나에 와서 가장 큰 의문! 계획도시로 되어 있는 지구들은 '골목길'이 보이지 않았다. 오늘은 구시가지로 가서 '골목'을 찾아다니기로 계획했다. 골목여행 전 언제나처럼 카페에서 동선을 짜기로! 전날 가우디 투어 가이드님이 알려준 ONNA CAFE로 향했다. 관광객이 잘 안 보이는 골목에 있는 카페였는데, 실제로 들어가 보니 꽤 인기가 많은 곳이었다. 그리고 이곳에서 알게 된 사실, 스페인 사람들도 꽤 수다쟁이라는 것. 바리스타와 손님들이 끊임없이 수다 수다.


람블라스 거리를 중심으로 한쪽에 위치한 라발 지구를 가보기로 한다. 아무 생각 없이 골목으로 들어간 순간 핸드폰을 꽉 움켜쥐었다. 앞서 여행했던 바르셀로나와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거리에는 관광객이 잘 보이지 않았고 라발지구의 첫인상은 살짝 거친 느낌이었다.




라발지구 골목의 레코드숍

DISCOS REVOLVER


CD와 바이닐, 굿즈 등을 팔고 있는 레코드숍이었다. 바르셀로나 레코드숍을 검색했을 때 대부분이 이 라발 지구에 위치한다. DISCOS REVOLVER는 외부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큰 규모의 대중적인 레코드숍이었다. 음반 보릿고개인 우리나라의 사정에서는 이렇게 큰 레코드숍에 부러울 따름. 오래된 빈티지 바이닐도 판매 및 구매하는 곳이었고, 선반에는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대중적인 명반들이나 지금 잘 나가는 트렌디한 음반들도 보였다. 약 2주 뒤, 바르셀로나로 다시 돌아올 예정이라 음반 구입을 미뤘는데 결국 나는 한 개도 사지 못하고 돌아가게 된다.


라발 지구에서 긴장을 많이 하긴 했는데 어느 지구보다도 힙하고 개성있는 작은 가게들이 많았다. 핸드폰을 조심하느라 카메라가 아닌 두 눈으로 직접 담다 보니 더욱더 생생한 느낌이었다. 이민자들의 다양한 감성들이 결합되어 만들어진 작고 개성 있는 공간들이 곳곳에 존재했다. 나중에 현대미술관을 가느라 다시 라발지구를 찾았는데, 미술관으로 이어진 거리들은 대부분 안전해 보였다.


길 하나를 건너 고딕지구로 향했다. 고딕지구는 관광객들로 붐비는 거리이다. 어제도 고딕지구를 지났지만 상대적으로 훨씬 안전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소매치기는 고딕지구에 더 많은 듯) 중간 중간에 버스킹도 많았다. 난 그냥 특별한 목적지 없이 거미줄 같은 골목길 곳곳을 누볐다.




고딕지구 골목의 가죽 가방가게

Calpa


다른 이유는 아니고 가죽 가방이 압도적으로 많아서 나도 모르게 눈이 갔다. 사람들이 어찌나 물어보는지 모든 가방에 가격표가 붙어있다. 가게 안에는 캐리어부터 엄청난 종류의 질 좋은 가죽 가방이 있었다. 바르셀로나 전통문양인 꽃문양으로 된 가죽제품들도 보였다. 대부분의 여행자들의 마음처럼, 내 것보다는 함께 오지 못해 미안한 가족들의 선물을 좀 둘러본다.


바르셀로나 여행을 오기 전에 가장 기대되는 지구인 보른지구로 길을 또 건넜다. 고딕지구보다는 관광객이 좀 덜하고 디자인 편집숍과 유명한 호프만 크로와상이 있는 곳이다. 라발 - 고딕 - 보른지구 이렇게 길 하나 사이로 다른 분위기의 거리들을 만날 수 있어 즐겁다. (신이나~ 신이나~)




보른지구 골목의 빈티지 숍

Magpie Vintage


내가 기대했던 완벽한 스페인 색감의 빈티지 숍이었다. 따뜻한 나라만의 색감이 있는데 이 숍에서 모두 느낄 수 있다. 빈티지 옷들이 가득하고 주인의 유니크한 취향이 가게 내부에서 느껴졌다. 서울에서도 쇼핑몰보다는 개인이 만든 개성 있는 상점을 사랑한다. 그래서 이런 상점을 만나면 보석을 발견한 느낌!


여기 말고도 보른지구의 골목들은 정말 취향 저격이었다. 기대 이상으로 걸어 다니는 게 즐거웠다. 완벽한 여행이란 게 뭐 별거인가, 근처에 호프만에서 크로와상을 하나 물고 보른지구를 걸으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나중에 알았지만 보른지구에는 또 엄청난 보석이 존재한다는 것. 이건 나중에 바르셀로나를 다시 돌아와서 알게 되었다.




포블레누지구의 로컬음반 레코드숍

Ultra Local Records!


포블레누지구에서 발견한 레코드숍 Ultra Local Records! 이곳은 다른 레코드 숍들보다 깔끔하고 귀여운 분위기였는데, 그래서인지 안에는 학생들이 바이닐을 듣고 있었다. 인디음반 위주로 다루는 곳일까? 처음 보는 음반들이나 실험적인 커버 디자인이 많이 보였다. 나오는 음악을 앱으로 검색해도 나오지 않는 음악들이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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