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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세레스 골목 산책

호기심 가득한 눈빛의 도시

by 응당




원래 계획은 코르도바였다. 하지만 갑자기 잘 모르는 곳을 가보고 싶었고, 사진 한 장에 꽂혀 무리를 해서 까세레스라는 처음 듣는 도시로 출발했다. 까세레스에 도착해 걸어서 구시가지로 들어갔다. 정말 오랜만에 관광객에게서 해방된 날이었다. 거리에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는데, 동양인이 없는 스페인은 이곳이 처음이었다. 머무는 몇 시간 동안 단 한 명의 동양인을 보지 못했다. 동양인이 없어서 일까 길거리를 걷는 사람들이 호기심 가득한 눈빛을 보냈다.


정말 아무 정보 없이 찾아온 곳이기에 여행정보센터로 들어갔다. 그냥 지도 한 장만 얻고 싶어서 들어갔는데 내가 들어가자마자 직원이 너무나 적극적으로 설명해주려고 하는 것. 하하 감사하지만 지도만 얼른 얻어서 나왔다. 그리고 지도 한 장을 보고 골목골목을 걷기 시작!



지도를 보며 여기저기 골목길 탐방을 했다. 성벽을 기준으로 중세시대가 그대로 보존된 구역이었다. 알고 보니 왕좌의 게임 촬영지이기도 한 곳.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정말 식당을 찾아 들어갔다. 근데 이곳도 내가 들어가자 약간 주인이 놀라며 어디서 왔는지, 까세레스를 왜 여행 왔는지.. 쉴 새 없이 말을 시키는 것. 나름 까세레스 관광지라고 생각했는데 동양인이 이렇게 안 오는 곳인가? 갸우뚱하며 식사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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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먼 곳에서 까세레스는 일부러 찾아갈 정도로 콘텐츠가 많은 도시는 아니었다. 어쩌면 실망할 수도 있는 곳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까세레스 사람들의 관광객에 대한 절실함, 나와는 다른 것들에 대한 순수한 호기심을 느끼며 이것만으로도 여기에 온 것을 후회하지 않을 수 있었다. 대도시들의 세련됨과는 반대로 순박한 호기심의 초롱초롱한 진심의 눈빛에 위로받는 느낌이랄까. 일단 한적해서 행복해 -



(계속)



까세레스 이름을 말할 수 없는 식당의 BGM

Kalabrese - Purple Ro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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