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able, 2017.8.24.
*영화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요즘 내가 가장 듣고 싶은 말과
하고 싶은 말이 동시에 담겨
뜻밖의 위로를 받은 영화
'뜻밖'이라고 했지만
어느정도는 예상했던 일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까페에서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
그 대화 속에서 우리 모습을 엿보게 될거라 예상했으니까.
그럼에도 '뜻밖'이라 표현한 건
생각보다도 훨씬 깊게 마음을 건드렸기 때문이다.
깊고 큰 눈으로 딸같은 아가씨의 앞 날을 격려해주는 숙자의 대사는 심장에 쿡 박혀 들어왔고,
선택의 기로 앞에서 아무 것도 선택하고 싶지 않은 혜경의 마음과 서운했으면서도 서운함을 표현해도 되는 관계인지 알고 싶은 경진의 마음이 유난히 마음에 남는 이유는
유독 공감했기 때문이겠지.
가볍지 않기에 쉽게 말하는 척하는 것도,
좋아서 미운 그를 보고 싶어도 보지 못하는 것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상적인 상황과 대화에
배우들의 감정, 그 감정을 타고 흐르는 음악,
시선과 표정에 집중된 앵글,
시시각각을 보여주는 빛과 꽃,
마지막 에피소드 전 비오는 날씨까지 더해져
잔잔하지만 특별한 감정을 불러 일으킨 영화.
더할 나위 없이 좋았던,
오랜만에 따뜻하게 영화를 봤다.
# 에피소드마다 조금씩 다른 앵글
등장인물마다 다른 메뉴를
참 절묘하게 잘 골랐다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