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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drew Kim Dec 26. 2022

당신은 당신만의 향을 가지고 있다

나는 그 향이 그립다

나는 그 향이 맡고 싶다


당신의 품에 안겨 그 향을 맡을 때면

영원히 아름다울 것만 같은 단풍이 생각나다가도

떨어진 단풍잎이 물길에 휩쓸려 내려가 이제는 바다가 보이고

늦은 밤바다를 바라보며 서로의 어깨에 기대고 선선한 바람을 맞고 있는 우리 둘이 보인다


그 바다는 깊고 푸르고 진하다

파도와 파도가 만나 소리를 내고

나머지는 저 멀리서 간간이 지나가는 차들뿐이다

이곳에서는 나와 당신뿐이다


그녀가 나에게 바다를 보자고 이야기한 그날 나는 다시 일어섰다

다시 일어서서 걸었고 그곳에는 당신과 바다가 있었다

말없이 걷는 우리

당신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슬쩍 옆을 보며 걷는다


당신은 그런 나를 보며 미소를 짓는다

나도 미소를 지어준다.


아, 품에 영원히 안겨있을 수는 없다.

다시 책상 앞에 앉아 내가 해야 할 일들을 한다

그 향을 그리워하며.

그 향을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애쓰며.


- Andrew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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