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자 여보!
최근에 글이 조금 뜸했습니다. 마지막 글을 쓰고 얼마지나지 않아 임신이 확인되었거든요. 새롭게 맞닥뜨리는 일에 머리가 복잡하여 글을 쓸 겨를이 없었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벌써 시간이 이리도 지났네요.
아내는 재태주수 6주차에 접어들었습니다. 자궁벽의 안정을 위하여 프로게스테론 주사를 맞고 있습니다. 매일 맞아야하는 근육주사이다보니 엉덩이가 성할 날이 없습니다. 부모가 되는 길은, 특히나 엄마가 되는 길은, 많은 신체적인 희생을 동반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엄마가 되기 위해서는 정신적인 희생도 감내해야하는 것 같습니다. 아내는 제가 본 사람 중에서 가장 똑똑하고, 멋진 커리어를 가진 여성입니다. 하지만 임신 후에는, 작은 일을 처리하는 것에도 힘들어하고, 매번 집중력 저하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원래 잘되던 것들에 어려움이 있으니,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겠지요.
남편이 해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항상 고민하지만 도움되는 것을 찾기는 참 어렵습니다. 지금은 선제적으로 도움이 되는 행동을 하기보다는 아내의 눈치를 열심히 살피고, 원하는 것을 챙겨주고 있습니다. 특정 유투버의 남편은, 아내가 필요한 것을 선제적으로 챙겨주고, 미래에 필요한 것들을 브리핑도 해주더라구요 (아내가 그 유투버의 vlog 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런 남편은 가상의 존재인가요. 제가 모자란 것일까요. 저는 오늘도 엉덩이 주사 맞은 곳에 마사지를 제대로 해주지 않아서 많이 혼났습니다.
그래도 저는 요즘 행복합니다. 새생명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아내의 부담과 고통에 공감하려는 노력은, 저를 아내와 더 가깝게 만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인간의 임신과 출산에 거의 1년이 필요한 것은 부모 사이를 더 가까워지게 하고, 아이를 맞을 정서적인 준비를 하라는 신의 따뜻한 배려일까요. 이 글을 쓰면서도 아내에게 응원을 보냅니다. 우리 이 시기 잘 이겨내고, 신의 따뜻한 배려를 받아들입시다. 힘냅시다 여보!
참고로,
6주차의 초음파 사진에는 액체로 찬 작은 공간과 그 안에 4mm 크기의 작은 점이 보입니다. 제 아이라는 생각을 하니 그 작은 점안에서 왠지 머리, 몸, 손, 발이 다 보이는 것 같습니다. 아빠의 귀여운 착각으로 봐주세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