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물처럼 따뜻하자
어느새 서늘한 공기
'내가 가을이다' 하고
알려주는 계절의 존재감
인간이라면 그 누가
거기서 비켜설 수 있겠는가
이 완벽한 계절을 반기면서
벌써 겨울을 걱정하는 호들갑
몸이 추운 게 싫다
특히 온돌 없는 이곳의 겨울 집안
피부로부터 한 겹 한 겹
파고드는 그 싸늘함이란
그러나
더 두려운 게 있다
아무리 따뜻한 날씨라 해도
아무리 난방이 잘 된 곳에 있어도
온기가 사라진 황량한 마음들판
그건 더더욱 견디기 힘들다
지금 나의 마음은 어떠한가
지금 당신의 마음은 어떠한가
마음이 추워 떨고 있는 사람에게
내가 가진 온기를 나누어 주고 싶다
언젠가 내가 떨고 있을 때
누군가가 내게 따뜻함을 주었던 것처럼
샘물처럼 따뜻하자
한 번의 온기를 나눔도 좋지만
샘물처럼 끊이지 않고 솟아나는
따뜻함의 물줄기였으면
그 샘물로
지금 차갑게 얼어붙은 마음들을
녹이고 싶다
샘물처럼 따뜻하자
나
너
그리고 우리
교토 지쿠린 대나무 숲 마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