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드레아 Dec 13. 2015

딸이 보고 싶다.

 혼자 있는 이 시간. 딸의 얼굴이 어른거린다.


 몇 개월 못보는 사이 얼마나 자라 있을까. 여자 아이들은 정신연령이 높아 초등학교 고학년만 되어도 성숙한 여자처럼 말한다.


 아빠한테 화가 많이 났는지 아빠 얼굴이 보기 싫다고 한다. 카톡 메시지를 계속 보내도 읽기만 할 뿐 답은 없다.


  오랫동안 만나지 못해 핸드폰 속 사진을 꺼내어 본다. 그 속에서 해맑게 웃고 있는 내 딸아이의 얼굴.


  좀더 어릴 적 사진을 뒤적거려 찾아낸다. 이렇게 작고 귀여울 때가 있었을까... 너무 그립다. 그 작은 천사와도 같던 딸과 함께 하던 순간들.


  얼마나 오랜 시간이 흘러야 또 내가 어떻게 해야 딸과 예전처럼 지낼 수 있을까.


  지인들은 시간이 필요할 거라고 한다. 나 역시 딸에게 긴 호흡이 필요할 거라 생각은 한다.


  딸의 엄마는 내가 딸에게 키다리 아저씨가 되어 주었으면 한다고 했다.


 키다리 아저씨...


 난 키다리 아빠가 되고 싶지만 그건 아직 내 욕심이겠지. 언젠가는 모든 복잡한 것들이 녹아내리고 눈빛으로 서로를 보듬고 다가설 날이 오리라 믿는다.


  나는 영원의 시간 속에서 아빠로 남고 싶다. 딸의 아빠로 말이다.


  딸아 아빠는 널 변함없이 사랑한다.


  보고 싶다 우리 딸.

매거진의 이전글 습도 (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