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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드레아 Feb 11. 2017

도깨비신부 김고은 '지은탁' 예찬론

아내가 사모하는 공유

 1. 공유


 아내는 공유를 사모한다. 아마도 '커피 프린스' 때 부터였을까? 라고 마음대로 상상해 본다.


 공유. 전형적인 미남형이 아니다. 어떻게 보면 회사나 학교 혹은 성당 같은 데서 가끔 - 그의 기디긴 기럭지는 물론 빼고 - 만날 수도 있는 얼굴이라고 생각했다. 그니까 조각같은 얼굴이라기보다는 훈남형 얼굴로 보인다는 거다.


 이런 내 개인적 견해에 대해 공유의 열성팬들께서 필자에게 비판을 가하시거나 욕을 하실지도 모르겠다.


'어디서 그런 얼굴을 가끔 만날 수 있다는 거지?'

'눈이 어떻게 된 거 아니야? 이 사람?'

'몸매 빼고 얼굴만 쳐도 훈남에 엄청난 미남이거덩?'

'니 얼굴 어떻게 생겼나 좀 보자~'


 후훗. 혼자서 이런 화살 같은 반응들을 상상해 본다.


 어쨌든 나도 공유라는 배우를 보면 볼수록 매력이 깊어지고 정이 들기도 하고 아주 솔직히 질투가 나기도 한다.


 공유가 아닌 다른 배우들을 바라볼  때, 아내의 눈빛은 평범하다. 예를 들면, 김수현이나 이민호와 같은 멋진 남자 배우들을 보고도 그리 끌리지 않는 걸 알 수 있다.


 그런데 언제 어디서건 그넘의 공유가 나오면 아내의 눈빛은 순정만화의 여자 캐릭터의 그것처럼 영롱하고 빛이 서리는 거다.


 아내가 공유를 제외하면 그 다음으로는 나를 사랑하는 걸 알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그렇게 마음이 상한 건 아니다. 하지만 얼마 전 '부산행'이라는 좀비 영화에서마저 그의 모습을 보면서  눈빛이 흔들리는 아내를 발견하고, 최근 도깨비가 되어 나타난 그를 만나고는 완전히 마음을 빼앗긴 것처럼 보이는 아내를 보면서 조금씩 상실감과 좌절을 맛보게 되었다.


 그런 아내가 드라마 '도깨비'를 흠씬 빠져서 봤으면서도 줄곧 하는 말이 있다.


" 이 드라마 공유 때문에 너무 재밌었어. 아, 공유 너무너무 멋있다. 근데 딱 하나 맘에 안 드는 거, 바로 여자 주인공. 안 이뻐 정말! "


 ㅋㅋㅋ


 내가 질투하는 거냐고 물으면, 아내는 절대 아니라고 답한다. 진짜 안 이뻐서 그렇다는 거다. 공유에 걸맞는 이쁜 여자 주인공이었으면 더 좋았을 거라고 한다.


2. 김고은


 김고은. 1991년생. 신장 167센치.


 그녀가 나왔던 작품 가운데 영화 '은교'와 '차이나 타운'을 기억한다. 두 영화에서 김고은이 분했던 역할의 성격이나 외모가 판이하다.


 외모에 대해서만 말하자면, 은교에서의 그녀가 미성년임에도 훨씬 여성스럽고 사랑스러웠다. 그 할아버지 작가의 마음에 상당히 감정이입할 수 있었다.


 그러나 솔직히 여배우 치고는 '우아! 너무 이쁘다~~' 하는 탄성이 나올 얼굴은 아니었다. 그저 '아, 이제는 쌍거풀이 없는 얼굴도 연예인으로 성공하는 시대가 되었구나. 혹은 이게 최근의 트렌드구나. 맨날 이목구비 뚜렷하고 인형처럼 이쁜 얼굴들만 보다 이런 얼굴을 대하니 신선하고 특별하게 느끼게 된 거구나. ' 하는 생각을 하곤 했다.


  내 이런 생각을 수정하게 된 것이 바로 드라마 '도깨비'에 나오는 지은탁의 연기를 보고 나서다.


 김고은을 도깨비에서 처음 봤을 때 떠오르는 생각은 그녀의 목소리가 다소 허스키하고 아주 약간 혀짧은 소리를 낸다는 거였다.


 어릴 때부터 주변의 미인들을 보면 이상하게도 얼굴과는 달리 목소리가 허스키하거나 조금 덜 여성스러운 경우가 많았다. 김고은도 어쩌면 특별한 미인이라서 저런 목소리를 가진 게 아닐까 생각했다.


 그런데 지은탁이 여고생 역할을 하면서 거의 천 살 먹은 도깨비를 사랑 혹은 연애의 대상으로 바라보며 던지는 말과 표정과 몸짓을 기억하는가?


 이건 정말이지 작정을 하고 남자들을 홀리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아주 솔직히 조금은 그녀의 연기가 닭살스럽고 조금은 과장된 면이 있다고 생각은 한다. 그러나 그런 옥의 티를 다 감안하고서라도 그녀가 도깨비를 그리워하고 도깨비 때문에 가슴 아파하고 그러면서도 도깨비를 직접 대하면 뚝뚝 떨어지기 시작하는 그 사랑스러움이란...


 공유의 눈빛. 김고은을 바라보는 그 눈빛. 특히 김고은이 도깨비신부임을 확인하고서부터 확연히 드러나는 그 '사랑의 열병에 들뜬 자와 가혹한 운명에 절망하는 자'를 동시에 표현해내는 그 심연과 같고 들끓는 마그마와 같은 눈빛.


 이 눈빛이 바로 김고은을 바라보는 남자의 그것이다.


 아내에게 몇 번 말했다. 김고은이 안 이쁜 게 아니라고. 그저 눈에 쌍거풀이 없어서 다른 배우들처럼 확 눈에 들어오지 않지만 저 게 어떻게 안 이쁠 수 있느냐고.


 한때 드라마 '연애시대'를 보고 손예진의 연기와 그녀의 사랑스러움에 깊이 매료된 적이 있다. 지금도 연기자로서의 손예진은 참 좋아한다.


 이제는 김고은이라는 새로운 배우를 오랫동안 좋아하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남자들은 나와 비슷한 생각일까.


 여자들은 '이쁘고 애교스러운 여자니까 이러는 거지'라며 끌탕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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