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와 응답
아름드리나무 꺾어버릴
세차고 모진 바람 몰아치네
나무는 담대하게 버티려 하나
이파리들 벌써 떨어 흩어져 날리고
활처럼 휜 가지들
아우성치며 힘겹게 버둥거리네
평온과 온화함
온데간데없고
폭풍우 몰아치는 불안과 좌절만이
빈 공간을 메우도다
어둠과 절망 속에 갇힐 때라야
비로소
모으는 두 손
딸을 바라보는 눈빛
오랜 친구를 생각하는 마음
어미를 그리워하는 몸짓
똑같은 기도문을
읊고 또 읊으며
간구하고 또 간구하노라니
잊고 있던 나를 다시 찾네
어느 사이
귓가를 괴롭히던
바람소리 잦아들고
고요와 침묵 안에
쉴 곳을 찾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