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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드레아 Oct 10. 2018

기도와 응답


기도와 응답



아름드리나무 꺾어버릴 

세차고 모진 바람 몰아치네


나무는 담대하게 버티려 하나

이파리들 벌써 떨어 흩어져 날리고


활처럼 휜 가지들 

아우성치며 힘겹게 버둥거리네


평온과 온화함 

온데간데없고

폭풍우 몰아치는 불안과 좌절만이

빈 공간을 메우도다 


어둠과 절망 속에 갇힐 때라야

비로소

모으는 두 손


딸을 바라보는 눈빛

오랜 친구를 생각하는 마음

어미를 그리워하는 몸짓


똑같은 기도문을

읊고 또 읊으며

간구하고 또 간구하노라니

잊고 있던 나를 다시 찾네


어느 사이 

귓가를 괴롭히던

바람소리 잦아들고

고요와 침묵 안에

쉴 곳을 찾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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