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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드레아 Jun 10. 2019

하얗게 입은 네가 온다는 건

시인 윤지훈의 혼인 자작시


눈 쌓인 들판을

처음 걷는 기분일 것이다

벚꽃 흐드러진 하늘을

손잡고 바라보는 기분일 것이며

잔잔히 파도치는 바다에

발을 내어준 기분일 것이다


하얗게 입은 네가 온다는 건

그런 기분일 것이다


시인 윤지훈 (필명: 윤군)





청첩장을 받았는데 신랑이 직접 쓴 시가 인사말을 대신하고 있었다.

신선하고 가슴이 촉촉해지는 느낌.


어제 그의 혼인 예식에 초대받아 기쁜 자리에 함께 했다.

브런치가 인연이 되어 고수리 작가님의 팬미팅 모임에서 꼭 3년 전에 처음 그를 만났다.

직장의 명함 대신 시를 쓰는 사람으로서의 명함을 건네던 '윤군' 시인.


이렇게 찌든 도시를 살아가는 젊은이가

어떻게 그토록 맑고 순수한 감성을 유지하며

오염되지 않은 시어를 토해낼 수 있는지...


이제 또 하나의 영혼이 그의 곁을 지키며

그의 시와 함께 살아가게 될 것이다.

그 두 해맑은 영혼들의 인연이 나로 인해 비롯되었다는 사실은

아직도 신기하고 묘한 느낌이다.


두 사람의 행복한 일치를

이야기로 사진으로 전해 듣다가

어제는 온 육감을 통해 직접 바라볼 수 있었다.

두 사람의 충만한 행복감이 내 마음도 적시고 있었다.


다른 사람의 혼인 예식에 참석하면서

이렇게 마음이 동하고 감격스러울 수 있을까 하고 생각했다.


부디 이 아름다운 한 쌍의 새 부부가

평생토록 사랑과 평화의 공기를 호흡하며

단란하게 살아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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