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인 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웃는얼굴 Mar 25. 2019

아메리카노

자연스럽게 녀석을 불러내며

문득 녀석을 처음 만난 날을 떠올렸다


들여다 보이지 않는 색에

쌉싸름한 향을 맡으며

만나기 전부터

이미 알아차렸는지도 모른다


고 녀석

참 쓰겠구나 하고


그 뒤로 녀석을 피했다

대신 카라멜 향으로 염색하거나

하얀 모자를 멋들어지게 걸친

달짝지근한 친구들을 만났다


잠시라도

나를 담고 있는

세상을 닮은

녀석을 피해


그러던 어느 날

나를 담은 세상이

더 까맣게 느껴졌을 때

여유롭지 않던

지갑 사정에

다시 그 녀석을 불러냈다


그 녀석은 여전했고

나는 묘한 동질감에

위로받았다


그렇게 그 녀석을 다시 만났다

매거진의 이전글 마니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