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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웃는얼굴 Mar 25. 2019

아메리카노

자연스럽게 녀석을 불러내며

문득 녀석을 처음 만난 날을 떠올렸다


들여다 보이지 않는 색에

쌉싸름한 향을 맡으며

만나기 전부터

이미 알아차렸는지도 모른다


고 녀석

참 쓰겠구나 하고


그 뒤로 녀석을 피했다

대신 카라멜 향으로 염색하거나

하얀 모자를 멋들어지게 걸친

달짝지근한 친구들을 만났다


잠시라도

나를 담고 있는

세상을 닮은

녀석을 피해


그러던 어느 날

나를 담은 세상이

더 까맣게 느껴졌을 때

여유롭지 않던

지갑 사정에

다시 그 녀석을 불러냈다


그 녀석은 여전했고

나는 묘한 동질감에

위로받았다


그렇게 그 녀석을 다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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