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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드레아 Jul 28. 2019

친구를 기다린다

마음에 쏙 드는 친구는 아니었다

왜 이런 걸 모르지 하며

속으로 그의 부족함을 지적하기도 했다


한때는 모임에서 가장 보기 싫고

욕을 퍼붓고 싶었던 대상

알량한 권력으로 상대를 누르려는

그에게 화가 나고 미움이 컸다


그토록 미움이 깊었지만

돌이켜 보면 딱 일 년 동안만 그러했다

감정과 에너지가 폭발하던

그 젊고 어린 나이의 일 년


그 뒤로 따라온 25년의 세월은

미움이 사라지고 

애틋한 우정이 서서히 깊어지기만 했다


서로가 나눌 수 있는 아픔이 있었기 때문일까

나이가 들어가며 자연스럽게 조금씩 더

서로를 이해하게 되었기 때문일까

어린 시절을 공유한 우리가

그리움을 안고 서로 멀리 떨어져 살다

이따금 만나 특별할 것 없는 안부를 나누며

요란하지 않은 위안을 느끼기 때문일까


술은 없었다

곰탕 두 그릇을 함께 했고

커피와 담담한 수다가 있었으며

석촌호수의 젖은 호변을 나란히 걸었다


다시 만나려면

해가 바뀌어야 할 것이다

그리 늦지 않은 저녁

지하철역 앞에서 헤어졌다

다시 만날 날까지 서로 건강하기를 빌어 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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