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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기노 Oct 31. 2024

내 사랑 내 곁에

내 인생의 노래 (24) - 또 한 번의 10월의 마지막 밤

특별한 일이 없어도 10월의 마지막 밤은 늘 특별하다.

점점 짧아져 가는 이 멋진 계절 가을의 한 복판에서

어딘지 모르게 ‘센치’해지는 마음 주체할 수 없는  날이다.


매년 단 하루 10월의 마지막 날 밤에는,

적적함과 애전함이 묻어나는 노래들을 벗 삼아

옛 추억에 잠기곤 한다.


평소 같으면 맨 정신에는 애써 외면할

과거지향적이고 별 영양가 없는

감상적인 ‘갬성’ 음악들을

듣고 또 듣는 나만의 의식을 치르게 된다.  


보통은  <잊혀진 계절>을 가장 즐겨 듣는데,

오늘은 왠지 김현식 생각이 나서

<내 사랑 내 곁에>를 벌써 수십 번 정도 듣고 있다.

중간에 장호철이 중국어로 부른 버전,

아이유가 유희열의 피아노 반주에 맞춰 부른 버전,

심지어는 일반인들이 부른 버전까지.


이 노래는 언제 들어도 좋지만,

딱 오늘 10월의 마지막 밤에 특히 더 어울린다.

계획에 따라 절제하며 하루하루를 살아도

이 날만큼은 마음껏 상념에 잠기는 날이다.


10월의 마지막 밤에 이렇게 충전한 촉촉한 마음은

한해의 남은 두 달간의 양분이 된다.


사실 김현식의 기일은 내일이다.

내가 대학교 1학년이었던 1990년 11월 1일

그는 우리 곁을 떠났다.

그 보다 3년 전 같은 날에는

소년처럼 맑은 천재 뮤지션 유재하가 타계했다.

이래 저래 10월의 마지막 밤이면 보고 싶은 이들이 너무 많다.


https://youtu.be/iJ6ThgYyhSs?si=tylaqgf956ITi_-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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