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노래 (24) - 또 한 번의 10월의 마지막 밤
특별한 일이 없어도 10월의 마지막 밤은 늘 특별하다.
점점 짧아져 가는 이 멋진 계절 가을의 한 복판에서
어딘지 모르게 ‘센치’해지는 마음 주체할 수 없는 날이다.
매년 단 하루 10월의 마지막 날 밤에는,
적적함과 애전함이 묻어나는 노래들을 벗 삼아
옛 추억에 잠기곤 한다.
평소 같으면 맨 정신에는 애써 외면할
과거지향적이고 별 영양가 없는
감상적인 ‘갬성’ 음악들을
듣고 또 듣는 나만의 의식을 치르게 된다.
보통은 <잊혀진 계절>을 가장 즐겨 듣는데,
오늘은 왠지 김현식 생각이 나서
<내 사랑 내 곁에>를 벌써 수십 번 정도 듣고 있다.
중간에 장호철이 중국어로 부른 버전,
아이유가 유희열의 피아노 반주에 맞춰 부른 버전,
심지어는 일반인들이 부른 버전까지.
이 노래는 언제 들어도 좋지만,
딱 오늘 10월의 마지막 밤에 특히 더 어울린다.
계획에 따라 절제하며 하루하루를 살아도
이 날만큼은 마음껏 상념에 잠기는 날이다.
10월의 마지막 밤에 이렇게 충전한 촉촉한 마음은
한해의 남은 두 달간의 양분이 된다.
사실 김현식의 기일은 내일이다.
내가 대학교 1학년이었던 1990년 11월 1일
그는 우리 곁을 떠났다.
그 보다 3년 전 같은 날에는
소년처럼 맑은 천재 뮤지션 유재하가 타계했다.
이래 저래 10월의 마지막 밤이면 보고 싶은 이들이 너무 많다.
https://youtu.be/iJ6ThgYyhSs?si=tylaqgf956ITi_-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