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콘택트 (Contact, 1997)
영화 콘택트 (Contact, 1997)
1997년 작 <콘택트>는 칼 세이건의 소설 <콘택트>를 영화화한 것이다.
영화의 시작은 광활한 우주를 보여주며 뉴스 소리가 들려온다. 주인공 앨리는 누군가에게 신호를 보내고 있다. 응답이 없지만 아버지는 계속 신호를 보내라고 한다.
끝내 응답이 오고 그날 저녁 앨리는 아버지에게 달과도 통신할 수 있느냐 묻는다.
통신기가 좋다면 가능하다는 말에 목성 토성 등 아무리 먼 행성을 말해도 부정하지 않던 아버지는 엄마에게도 닿을 수 있느냐는 말에 아무리 큰 무전기여도 그것은 힘들 것이라고 말한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성인이 된 앨리는 여전히 외계와의 통신을 원한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쓸모없는 일에 시간과 돈을 날린다며 연구비가 끊기고 프로젝트는 강제로 끝을 맺었지만 의지를 갖고 후원해줄 기업을 찾아 연구를 지속한다.
끝내 앨리는 베가 성으로부터 온 신호를 감지한다.
이것이 사실임을 입증하는 근거를 발견하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렸다.
이때부터 시설 허가를 내줬을 뿐인 정부의 개입이 심해지고 암호 해독의 결과, 운송기계를 만드는 설계도임을 발견하자 탑승자 1명을 선정할 때, 앨리를 선발자로 올리지 않는 부당한 결과도 초래한다.
하지만 끝내 앨리가 탑승하게 되고 아버지의 모습을 한 외계에 지적 존재와 만나지만 이 경험은 화면에 녹화되지 않았고, 물적 증거가 없자 그녀의 말을 믿어주지 않는다.
그러자 앨리는 눈물을 터트리며 말한다. 당신들의 말이 맞을 수도 있다. 내가 겪은 모든 일이 환상이고 실재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하지만 나는 그럴 수 없다고, 설명할 수 없지만 나는 그게 있었던 일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고..
앨리의 말을 믿느냐는 한 기자의 말에 종교계 남성(팔머 조스 역에 매튜 매커너히)은 ‘난 그녀를 믿는다’라고 답한다.
영화 속 종교단체는 앨리의 연구를 반대하고 테러까지 자행한다.
앨리의 시점으로 보이는 이 장면들은 종교단체에 대한 반감을 자아내기도 하지만 우주에 사는 다른 지적 존재를 찾는 앨리와 같이 그들 역시 다른 진리를 추구할 뿐이다.
이 영화는 주인공 앨리의 변화가 눈에 보이며 그 안에 메시지가 내포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앨리의 연구가 발표되었을 때 종교인들은 이에 반대하며 조롱하였다.
또한 신의 존재를 믿지 않기 때문에 자신의 연구임에도 불구하고 후보자에 머물 수밖에 없었는데 이 모습의 앨리는 증거를 가지고 입증할 수 있는 과학을 믿는 인물로 대변되었다.
하지만 외계인을 만난 뒤, 앨리는 입증하지 못하는 신념을 갖게 되었고 이 모습이 마치 종교인을 연상시켰다.
과학과 종교의 이 끊임없는 논쟁 속, 영화는 ‘이 넓은 우주에 우리만 있는 건 엄청난 공간 낭비지?’라는 말로 일단락시킨다.
아빠가 한 이 말은 팔머에 이어서 앨리도 말하며 과학이든 종교든 그들 모두 자신의 신념에 따라 움직이며 어느 것도 틀렸다 말할 수 없음을 말한다.
화려한 액션도, 절절한 멜로도 없는 이 영화는 눈이 즐거운 영화는 아니다. 하지만 서로 다른 신념을 지닌 우리가 봐야 할 영화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