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편지 글쓰기 클럽 첫 모임 후기와 그 외의 것들
휴학을 결심하고 마지막 학기를 보내고 있는 내게, 학교를 다닐 때 바쁘다는 핑계로 안 한 일은 시간이 생겨도 안 한다는 동기의 말은 자극제가 되어 나를 움직이게 하였다.
그동안 나는 책도 많이 읽지 않았고 그저 서정적인 글과 단어들의 조합이 좋을 뿐이었다.
그래서 편지를 많이 썼다. 받는 이의 표정과 감정들을 상상하며 글을 써내려 갔고, 이 그리움과 애틋함이 번진 글들은 그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하지만 나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고 길이 마음속에 간직할 글을 남기고 싶었다. 그래서 여러 사람과 의견을 나누고 싶었고 이 모임에 참석하게 되었다.
모임의 첫 미션은 1997년작 <컨택트>를 감상하고 자유로운 형식의 글을 쓰는 것이었다.
평소 감정에 치우친 글을 많이 썼기 때문에 이번엔 나의 견해를 쓰는 것을 자중하고 영화 줄거리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썼다. (_이전 글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나는 콘택트를 서로 다른 우리가 봐야 할 영화라고 소개했다.
이유는 주인공 앨리의 행동 변화에 있었다.
앨리는 자신의 신념을 입증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학자이지만 후반, 외계인과의 만남 후 내가 겪은 모든 일이 환상이고 실재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하지만 나는 그럴 수 없다고, 설명할 수 없지만 나는 그게 있었던 일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이 모습이 마치 앨리와 갈등 양상을 이뤘던 종교인과 겹쳐 보였고 결국 우리는 서로 다른 신념을 가졌지만 진리를 추구하는 마음은 같음으로 서로의 견해를 깎아내리지 말고 인정해야 한다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다른 참석자들의 감상평을 들으며 재밌는 논의점들이 많았다.
그중 기억에 남는 것은 영속성에 관한 것이다.
과학이 우리의 죽음을 막을 수 있을까? 이것이 옳은 것일까?라는 논제에서 시작되었는데, 나는 인간의 삶은 유한하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흔히들 말하는 무의미한 것들 꽃, 바람, 나무, 하늘 등 자연의 것들이 후세에게 남겨지는 유용한 것들이고 인간은 죽음을 염두에 두고 유한한 시간 속 가치 있는 것을 남기기 위해 살아가는 것이기에 무용하면서도 유용하다고 생각한다.
이에 다른 분은 우리는 죽기 전에 무언가 남기고 싶어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이 자녀인 것 같다고 말씀하셨는데 이에 동의하며 그것이 나에게는 글이구나 라고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