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8. 12 ~ 13 전주
살면서 부산에 한번도 가본적이 없었는데 회사에서 발령을 부산으로 받아서 내리 4년을 살다가 왔다.
올해 서울로 돌아와서, 또 살면서 갈 기회가 없었던 전주라는 도시를 무려 네 번이나 다녀왔다. 지금이 8월이니까 두 달에 한번 꼴로 내려가서 먹고, 구경하고, 마시다 온 셈이다.
이번에 전주에 간 이유는 전주 가맥축제를 가기 위해서였다.
전주에서는 '전일갑오' 나, (항상 전일갑오에 사람이 많아서 늘 갔던) 맞은 편의 '초원슈퍼' 같은, 가정용 맥주와 먹태를 파는 가맥집이 유명한데 이 가맥집의 규모를 키워서 축제 형식으로 진행이 되는 형태였다.
관련 소개 글을 '음.. 그렇구나' 하며 별 생각 없이 글을 읽다가, 이 곳에서 하이트가 당일 생산한 맥주를 마실 수 있는데 그 맛이 그렇게 기가막히다고 하여 사람들이 하이트 맥주를 다시 보게된다는 글귀를 보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 이건 가야해)
촬영은 라이카Q 로 하였다.
서울-부산을 오갔던 그 수많은 KTX 의 기억이 있어서 내 자신을 프로 KTXer 라고 생각했는데 어처구니없이 기차를 잘못 타는 바람에 전주가 아닌 광주에서 내렸다.
그리하여 광주에서 전주가는 고속버스를 타게 되었다.
한강의 소설 '여수의 사랑' 이 생각나는,
사연있는 여자가 타고 있는 듯한 모습의 풍경
(소설에서는 기차를 탄다..)
전주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가맥축제장으로 이동하였다.
전주 종합경기장 옆 주차장에서 넓게 테이블과 의자가 펼쳐져 있고, 중간에는 무대가 있었다. 부산에서 매년 열리는 센텀 맥주축제와 유사한 규모였던것 같다.
아래 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다시피 맥주 생산일자가 무려 전 날 일자였다.(!!!!)
맥주는 정말 맛있었고, 간만에 단짠단짠 소스에 먹태를 찍어먹은것도 좋았지만 무대로 인해 너무 시끄러워서 짧게 맥주를 마시고 한옥마을로 이동하였다.
한옥마을의 밤. 낮과는 또 다른 분위기이다.
다음날 숙소 체크아웃
콩나물국밥으로 해장하고 근처 카페에서 커피를 마셨다.
늘 가서 먹으면서 드는 생각이지만 매일 술 마시고 이렇게 맛있는 콩나물국밥으로 해장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니 전주 사람들이 부럽다.
내가 부산에서 처음 돼지국밥을 먹었을 때 부산사람들에게 느꼈던 정확히 똑같은 그 부러움이다.
전주 남부시장을 구경하다가 2층에 '청년몰' 이라는 곳에 갔다. 힙해보이는 가게들, 레스토랑들이 한데 모여있었다. 관광객도 많았다.
돌아다니다가 내부 분위기가 좋아보이는 곳에 샹그리아나 한 잔 하자고 들어갔다.
이름도 힙한 '구라파 식당'
분위기도 좋고, 음식이 굉장히 맛있었다. 샹그리아도 맛있었다!
구라파 식당의 시그니처 메뉴인 양송이 타파스
자신감이 합당하게 느껴지는 정말 맛있는 메뉴였다.
샹그리아와 맛있는 음식으로 기분 좋게 여행을 마무리 하고 청년몰을 한 바퀴 돈 뒤, KTX를 타러 갔다.
마지막 사진은 Love is 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