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near Havana Nov 19. 2017

고양이와의 하루 일과

호두와 43일째 지내는 중

[ 평일 ]


07:30 ~ 08:30

눈 뜨자마자 고양이를 찾는다.


보통은 머리맡에서 자고 있어서 쉽게 찾을 수 있다.

혹은 나보다 일찍 일어난 상태면 놀자고 침대 위에서 부잡스럽게 뛰어다니기 때문에 소리와 무게로 알 수 있다.


퇴근이 생각보다 늦을 수 있기때문에 늘 밥을 여유있게 준다.

물그릇도 깨끗하게 씻어서 새 물을 담아준다.


화장실 모래를 휘적휘적 삽으로 뒤져서 감자와 맛동산을 치운다.

손을 씻고 고양이를 안아서 눈꼽을 떼어준다.

멍하니 고양이를 쳐다보고 있다가 늦겠다 싶은 타이밍에 서둘러서 출근 준비를 한다.


퇴근 후

문을 열자마자 자다 깬 눈으로 고양이가 현관문으로 달려나온다.

일단 손을 씻고 고양이를 안고 여전히 귀엽다며 보고싶었다며 한껏 인사를 한다.


그러고 엉망이 된 집을 보고선 "와 진짜 집이 아주 그냥 개판이네.." 하고는 어질러진 사료와 물, 그리고 화장실 모래 등을 치운다.


고양이 장난감을 가지고 한 15분 정도 실컷 놀아준다.


발톱이 좀 긴 것 같아서 잘라보려고 시도한다.

고양이를 안고 버둥거리면서 "응 호두야 금방해줄게 안아픈거야 응 금방해" 하며 통하지도 않을 말을 하며 애를 달래보다가 정 안되겠다 싶으면 "그래 그만 하고 놀아라 에휴" 하고 포기하고 내버려둔다.


자려고 불을 끄고 누우면 발을 살금살금 걸으며 내 머리맡으로 와서 잔다.



[ 주말 (칩거 시) ]


11시경

평소와 같이 일어나서 고양이를 찾는다.

내가 자든지 말든지 고양이는 혼자서 발랄하게 놀고 있다.


청소기를 돌리면 무서워서 숨어있는다.

청소 후 나도 고양이도 늦은 아침 이른 점심을 먹고나면 졸려서 낮잠을 잔다.


15시 경

낮잠에서 깨어나 자는 고양이를 쓰다듬어 깨운다. (귀여워서....)


같이 좀 놀아주다가 고양이가 너무 흥분해서 나를 할퀴거나 깨문다.

그럼 나는 두어번 그만하라고 이야기하다가 계속해서 깨물면 아파서 기분이 상한다.


좀 지나서 기분이 풀렸는데 이와중에 고양이가 자는 모습이 귀여워서 사진을 찍는다.

인기척에 고양이가 깬다.


주중에 못 자른 발톱을 잘라보려고 시도한다.


21시 경

혼자 즐겁게 놀고있는 고양이를 흐뭇하게 바라보며 맥주를 마신다.

늘 보는 모습이지만 여전히 귀엽다는 생각을 한다.

또 어떻게 저렇게 귀여운 고양이가 우리집에 왔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고양이가 소파로 올라와 누워있는 내 배 위로 올라와서 그릉대며 잠을 잔다.


24시 경

자려고 침대에 눕는다.


같이 따라 올라와서 주변에 있는 핸드폰 충전 케이블, 멀티탭 코드선 등을 이빨로 깨물깨물한다.

위험하니까 하지 말라고 몇 번 주의를 주는데 그럴 때만 내 눈치를 보고 다시금 깨물깨물한다.


'위험한데...' 라는 생각을 하다가 잠에 든다.




매거진의 이전글 책임감이 주는 기쁨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