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月,여행과 생활의 간극

상해 도착, 혹독한 신고식

by 아씨

상해로 떠나기 전 나는,

7월 초 나는 아직 열흘이나 남은 해외여행을 준비한답시고 거실 한복판에 26인치 캐리어를 펼쳐 놓았다. 봄부터 준비한 나의 첫 해외여행이었다. 첫 배낭여행을 3주, 그것도 제일 더운 7-8월에 5개국씩이나. 친구 둘과 항공권 예매부터 숙소, 일정과 식사까지 모두 우리 손으로 준비한 여행.


바로 이 여행을 교환학생을 떠나기 바로 직전 다녀온 것이다.

한 달여간 나라 이동을 위해 비행기만 7번. 나에겐 베트남의 후덥덥한 습도, 라오스의 작은 사원과 조용한 마을, 태국의 맥주와 싱가포르의 여유로운 아침 모두가 새로움이었다. 골목골목 펼쳐지는 엽서 같은 풍경들은 모두 새로운 자극이었고 하루하루가 단조로운 내 일상에 수도 없는 변수와 흔적을 남겼다. 여행이 끝날 무렵엔 더 진한 아쉬움을 남겼고 인천행 비행기 안에서도 괜히 출발 지연을 바라기에 이르렀다. 그만큼 첫 해외여행은 건강하고 행복하게 한마디로 성공적이었다.




그래서 나는 얼마 뒤 떠날 교환학생이 그저 설레기만 했다.

한 달여 다녀온 여행도 이렇게 신이 나는데 자그마치 1년을 떠나는 교환학생은 얼마나 재미있을까.

하루만 더 머물렀으면 하는 날의 연속이었는데 한 도시에서 일 년이라니.

시간에 쫓기 지도 이동을 걱정하지도 않으면서 난 상해로 가는 거야.

도착한 날에는 야경을 보러 가야지, 개학까지 며칠 여유가 있으니 지하철을 타고 나가 둘러보는 거야.

어디가 예쁘다고 했더라? 아 맞다, 상해 임시정부는 반드시 가야지, 중국 음식은 입에 맞으려나?


드디어 출국, 상해로.

8월의 마지막 날 나는 집을 떠나 중국 상해 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탑승 동으로 나갈 때 엄마를 보며 울기는 했지만 난 나의 중국 행을 걱정하는 모든 이들에게 씩씩한 인사를남겼었다. 한국 무안공항에서 상해까지는 1시간 반 남짓 ( 정말 비행기가 뜨고 기내식을 먹고 치우고 나면 착륙이었다 ) 정신을 차리니 나는 몸집만 한 캐리어 2개와 함께 사방이 중국어로 가득한 푸동공항이었다.


그때 나는 알지 못했다.

이 낯선 공항에 5시간을 머물 거란 것을, 7시간 뒤 나의 모든 환상은 산산조각 날 거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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